경주 문화재조사기관 용역비 허위 청구 등 적발

입력 2007-12-11 09:53:38

문화재 발굴인지 눈먼 돈 캐내긴지…3개 기관 수사

경주지역 문화재 조사연구기관들이 용역비 허위·과다 청구, 급행료 징수 등의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10일 문화재 조사 및 발굴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16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로 S문화조사단 김모(51) 실장, S문화재연구원 박모(45) 실장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과 짜고 공사비를 과대 계상한 혐의 등으로 이모(45) 씨 등 경주시청 직원 2명과 책임조사원 김모(44) 씨 등 4명을 약식기소하는 한편 3개 조사기관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경주지역 각종 공사현장의 문화재 조사 및 발굴업무를 진행하면서 조사비용을 허위 또는 부풀리는 수법으로 각각 6억 5천만 원과 10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S문화조사단은 49개 업체로부터, S문화재연구원은 52개 업체로부터 부당이익을 챙겼으며 일부 업체로부터는 허위보고서 작성 등의 청탁을 받고 금품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S문화조사단은 경주시가 출연하고 공무원을 파견해 감독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사설 기관과 다를 바 없는 비리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지역에는 현재 9개 문화재 발굴조사기관, 2개 문화재 지표조사기관이 활동 중이나 사업현장 대부분에서 문화재 발굴 또는 지표조사가 불가피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검찰은 "조속하게 인허가를 취득해야 하는 업체의 약점을 이용, 문화재 조사기관들이 용역비를 3배나 차이 나게 요구하는 등 도를 넘은 횡포를 부렸다."면서 "지역 내 조사기관이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고, 공사 도중 조사기관을 교체하기 곤란한데다, 조사기관의 용역비 책정 및 조사 결과에 업체가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 구조적 비리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에 2개 문화재 조사기관이 관행적 비리를 저지르며 무려 16억 원을 편취한 사건을 적발해 놓고서도 당사자들을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해 다른 사건에 비해 관대한 것 아니냐는 구설에 오르고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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