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순 교수 '필사본 고소설전집 82권' 완간

입력 2007-12-11 07:00:00

한국고소설 연구에 '새 지평'

장장 40년에 걸친 노작(勞作)이 드디어 완성됐다.

김광순(68) 경북대 명예교수가 필사본 한국 고소설 6차본 12권을 출판함으로써 '김광순소장필사본 한국고소설전집' 82권을 완간했다. 그동안 필사본으로 전승되어온 우리 고소설 400여 종을 10여 년에 걸쳐 수집해 교정하고 해제(解題)를 첨부해 600쪽 전후 4×6 배판 크기의 양장 82권으로 출간하는 작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이로써 초창기 국문학자들이 정리한 150종이 전부로 알고 있던 한국 고소설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으며, 이들 400여 종의 고소설 또한 아직 학계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한국고소설사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 '한중일소화(閒中一笑話)', '승호상송기(僧虎相訟記)', '요화전(瑤華傳)', '강긔닌젼', '기축록(己丑錄)' 등이다. 또 알려져 있는 고소설도 이본(異本) 연구에 절대적인 유일본(唯一本) 작품들로 국가문화재급이다.

서울대 김진세 명예교수(한국고소설학회 초대회장)는 서평에서 "우리 국문학 청사(靑史)에 길이 남을 노작으로 국문학 개척자로서의 영역확대는 물론 한국고소설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논평했으며, 충남대 사재동 명예교수도 "실로 충격적인 쾌사로 주목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김 교수의 업적이야말로 한국고소설연구사에 기념비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소설 연구로 제47회 3·1문화상을 수상한 김 교수는 20대 후반에 의인소설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40여 년을 '고소설'에만 매달려왔다. 지난해에는 고소설을 시대별로 분류 정리한 '고소설사'를 출간해 1960년 신기형의 '한국소설발달사' 이후 반세기 동안 연구 성과가 없던 소설사의 흐름을 새롭게 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60여 권의 저서에 13권의 번역서, 70여 권의 편저를 내는 등 왕성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한국고소설학회장, 한국어문학회장,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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