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2008 경북대 수시2-2 논술고사 분석

입력 2007-12-11 07:00:19

이번에 치러진 경북대의 수시2-2 논술고사는 이전에 제시한 모의논술 문항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전에 제시한 모의논술은 수학(미분과 적분)문제 하나와 물리, 화학, 생물 교과를 각각 수학과 통합한 문항 세 개로 이루어져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틀 속에서 수학과 과학을 적절히 통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이번 수시2-2 논술고사는 생물, 물리, 지구과학에서 각각 한 문항씩 출제되었는데 혈액의 구성성분에 대한 제시문1의 내용은 고등학교 생물Ⅰ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유체의 압력에 대한 제시문2의 내용과 올버스의 역설과 관련한 현대우주론에 대한 제시문3의 내용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제시문의 내용은 아주 생소하다거나 이해가 어려운 정도는 아니어서 【물음1】은 생물Ⅰ, 【물음3】은 지구과학Ⅱ를 이수한 학생의 경우 쉽게 답안을 작성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음2】는 제시문의 내용을 이용하여 아르키메데스의 부력의 원리를 설명하는 문제인데 제시문의 내용은 쉽지만 유체에 대한 내용을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으므로 학생들이 답안을 작성하는데 다소 어려웠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경북대학교의 수시2-2 논술고사의 예상답안을 살펴보자.

[물음 1]

백혈병은 미성숙한 단계의 백혈구 세포가 무제한적인 분열을 통하여 그 수가 1㎣ 당 100만 개 이상이 되는 혈액암을 말한다. 성인 갑(甲)의 혈액을 1만 배 희석하여 혈구계에 주입하였을 때에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이고 깊이가 0.1㎜인 A영역에서 백혈구가 12개가 관찰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1만 배 희석한 갑의 혈액 1㎣ 당 백혈구 수는 1㎜(가로) × 1㎜(세로) × 0.1㎜(깊이) : 12개 = 1㎣ : x 이므로 120개가 된다. 이는 1만 배 희석한 혈액에 대한 결과이므로 다시 1만 배를 곱해주면 갑의 1㎣ 당 백혈구의 수는 120만 개로서 성인 갑은 백혈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성인 갑이 백혈병이라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백혈병에 걸린 사람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된다. 특히 이 문제에서는 백혈구의 기능뿐만 아니라 적혈구와 혈소판의 기능까지 연계하여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라는 것이기 때문에 백혈병에 걸린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좀 더 다각적으로 생각하여 논술하여야 한다.

백혈병은 혈구암으로서 정상인보다 백혈구 수가 급격히 증가하긴 하지만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증가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우리 몸에 침입한 이물질이나 세균에 대하여 우리는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의 식균작용이나 체액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들의 항원-항체반응을 통하여 면역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증가하고 정상적인 백혈구 수가 감소하게 되면 우리 몸에 침입한 이물질과 세균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없게 되어 다른 합병증이 쉽게 나타나고 바이러스나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게다가 백혈병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수를 감소시키므로 뇌세포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어 빈혈을 일으키게 되며, 온몸으로 공급되던 산소의 양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의 운반이 느려져 체내의 이산화탄소 양이 많아지게 되어 pH가 낮아지게 되므로 정상인보다 좀 더 빨리 피로해지고 무기력해지며, 붉은 색을 띠던 적혈구가 줄어들게 되어 얼굴이 창백해진다.

또한 혈소판은 트롬보키나아제를 함유하고 있어 혈관이 파괴되었을 경우 피브린을 형성하여 혈액응고에 관여하는데, 백혈병으로 인하여 그 수가 줄어들게 되면 파괴된 혈관을 막을 수 없게 되고 단단한 결합조직으로 되어있지 않은 모세혈관에서의 출혈로 인하여 몸에 피멍이나 코피 또는 눈의 망막에서의 출혈이 나타나게 된다.

[물음 2]

(1) 제시문의 그림 (가)와 같이 액체 속 임의의 한 점에서의 압력은 그 크기가 모든 방향으로 같고, 같은 깊이에서의 압력은 동일하다. 따라서 유체 속에 있는 물체의 양쪽 수평으로부터 받는 힘은 같은 깊이에 있기 때문에 동일한 압력을 나타낸다. 즉, 수평방향으로 받는 힘은 왼쪽과 오른쪽에서 작용하는 힘과 서로 상쇄되어 그 합이 0이 된다.

아래 그림에서 두 지점 a와 a'의 위치는 같은 깊이이므로 압력은 동일하며 힘의 방향은 서로 반대(F 와 F')이므로 수평방향으로 받는 힘의 합은 0이 된다는 것이다. 유체 속의 물체가 수평방향으로 받는 힘은 0이므로 수평방향으로의 압력은 물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유체 속의 물체에 작용하는 수직방향의 힘은 윗면과 아래면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두 지점에서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 아래 그림에서 윗면의 한 지점 A에 작용하는 힘은 그 지점에서부터 위쪽에 있는 유체의 무게에 따라서 결정되며 그만큼의 힘이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물체를 누를 것이다. 또한 윗면의 A지점과 수직방향으로 동일한 아래면의 한 지점 A'에 작용하는 힘은 그 지점에서 위쪽에 있는 유체의 무게에 따라서 결정되며, 그 지점에서의 압력은 모든 방향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위쪽에 있는 유체의 무게에 따른 압력만큼 물체를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떠받치게 된다.

따라서 유체 속에 있는 물체에 수직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은 물체를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힘 F와 아래에서 물체를 위로 떠받치는 힘 F'이며, A'가 A보다 더 깊은 곳에 있으므로 A'에서의 압력(F')이 A에서의 압력(F)보다 더 세기 때문에 A와 A'에 작용하는 압력의 차이만큼 아래에서 위쪽방향으로 힘이 작용하게 된다.

이 힘은 A지점과 A'지점사이의 유체의 무게 만큼에 해당되며 이러한 작용점에 미치는 힘에 해당되는 넓이만큼을 곱해주면 원기둥의 아래면에서 위쪽으로 떠받치는 힘의 크기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물에 잠긴 물체는 자신의 무게만큼 아래 방향으로 힘이 작용하겠지만 유체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압력이 커지므로 그 물체의 아래쪽의 압력이 더 크기 때문에 아래 방향에서 위쪽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받을 것이며, 그 힘의 크기는 그 물체의 부피에 해당되는 유체의 무게이므로 물속의 물체는 물체의 부피에 해당하는 물의 무게만큼 가벼워진다.

(2) 원뿔모양도 부력의 원리는 원기둥과 같다. 즉, 원뿔모양도 원기둥의 형태로 수직방향의 면으로 가정하고 물체의 부피와 나머지 부분의 부피에 해당되는 유체 무게만큼 가벼워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물체의 부피만을 고려하여 수학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그림 (라)는 원뿔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원기둥에서와 마찬가지로 한 점에서의 압력은 모든 방향으로 같고 같은 깊이에서는 압력이 같으므로 수평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의 합은 0이다. 또한 수직방향으로 작용하는 힘도 원기둥에서와 마찬가지로 깊이에 따른 압력의 차이에 의해서 발생한다. 단지 원뿔의 경우에는 아래로 내려가면서 면이 경사지기 때문에 경사진 면의 한 점에서 받는 압력은 그 면의 수직방향으로 작용한다. 경사진 면이더라도 물체에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은 해당 깊이에서의 압력과 같고 따라서 원기둥에서와 마찬가지로 물체에 해당되는 부피만큼의 유체 무게의 힘을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받기 때문에 물속에 들어있는 원뿔 또한 그 부피에 해당하는 물의 무게만큼 가벼워진다.

[물음 3]

(1) 우선 대낮보다도 더 밝은 밤하늘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별들이 밤하늘에 고르게 분포해야 한다. 별들이 밤하늘에 고르게 분포한다는 것은 밤하늘 전체에서 별빛이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별들이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한 쪽에 집중되어 있다면 전체 별빛 중 일부의 빛만이 들어오게 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별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워지게 된다. 또한 고루 분포한 별들이 무한하게 펼쳐진 상태로 있어야 전체 천구를 모두 덮을 만큼의 별빛이 들어오게 되어 밝은 밤하늘이 성립될 수 있다. 그리고 별들은 영원히 존재해 왔어야 한다. 별들이 새로이 생성되거나 소멸되면 빛은 새롭게 나타나거나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빛의 속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천구의 모든 부분에서 항상 별빛이 들어오게 되므로 밤하늘은 대낮보다도 더 밝아질 것이다.

(2) 이 논제에 대한 해답은 제시문에서 충분히 나타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논제의 핵심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우주론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확실한 근거를 들면서 '올버스의 역설'을 반박해보라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 (a)에서 별들이 고루 분포해야 한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들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리를 지어 은하를 형성하여 한 곳에 모여 있으므로 별빛은 은하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나타난다. 그런데 은하는 우주 전체로 보았을 때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조건 (a)를 충족시킨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의 우주팽창론에 따르면 우주는 유한하며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조건 (b)는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은하가 고르게 분포한다고 하더라도 우주가 유한하기 때문에 유한한 양의 빛만큼만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게 되고, 빛의 속도로 팽창하는 우주의 끄트머리에 존재하는 은하의 빛은 우리가 볼 수 없게 된다. 또한 별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생성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기 때문에 조건 (c)도 성립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올버스의 역설'에서 제시한 조건 (a), (b), (c)가 모두 충족될 경우에는 조건 (d)와 관계없이 밤하늘은 대낮보다 밝겠지만 위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빛의 속도는 무한하지 않고 일정하기 때문에 모든 빛이 우리에게 모두 도달하지는 못하며, 별빛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우리에게 도달하는 별빛의 밝기도 모두 밝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밝은 밤하늘은 성립하지 않는다.

윤정호·임흥수(대구통합교과논술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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