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核 신고,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 없다

입력 2007-12-10 11:00:57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기한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북핵 해결의 동력인 6자회담이 비핵화 2단계의 최대 장애물인 '신고'라는 돌부리에 걸려 주춤하고 있다. 일각에서 '북핵 고비론'마저 제기되면서 북측이 과연 성실하게 신고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북측이 올 연말까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신고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평가는 이달 초 늦어도 중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무슨 꿍꿍이인지 북측은 신고를 계속 미루고 있다. 자연히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면서 핵을 볼모로 한 북측의 벼랑 끝 전술이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교착 상황에서 미국 부시 대통령이 최근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나 북한의 정확한 핵 신고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는 부시-후진타오 간 전화통화는 고무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핵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이번 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북한 방문은 의미 있는 행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측은 더 이상 기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이 시점에서 남북'북미 관계 개선의 손길을 뿌리친다면 기회가 영영 사라진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부시 친서 내용에 관한 뉴욕 타임스 보도대로 북측은 그동안 제조한 핵탄두 수와 무기급 핵물질 총량, 핵물질과 기술의 도입과 이전에 대해 낱낱이 신고해야 한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신뢰' 흐름을 탈 수 있다. 북측은 북한 체제에 대한 보장과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열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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