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수사발표 이후 대구·경북 민심은?

입력 2007-12-07 10:38:05

이명박 10%p '쑥~' 이회창 10%p '뚝~'

BBK 사건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무관하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대구·경북의 표심은 이명박 후보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전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계속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80%를 넘었다. 반면에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지지도는 10%p 이상 빠지며 10%대로 내려앉았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져도 지지율이 6%를 간신히 넘기는데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독주 구도 정착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도는 56.4%로 이회창 무소속 후보(17.1%)보다 39.3%p나 앞섰다. 이는 지난달 10일 조사 때보다 이명박 후보는 10.6%p 상승한 반면 이회창 후보는 10.4%p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두 후보 간 지지도 격차는 18.3%p에서 39.3%p로 벌어졌다. 이는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과 무관하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이 이명박 후보 지지로 대거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5.2%,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2.4%,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2.3%, 이인제 민주당 후보 0.3% 등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오차 범위도 넘지 못했다.

적극 투표층의 표심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독주가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61.4%로 이회창 후보(17.0%)보다 44.4%p 앞섰다. 이는 조사대상자 전체의 지지도보다 이명박 후보는 5.0%p 높게 나타난 것인 반면 이회창 후보는 0.1%p 감소한 것이다.

지지층의 충성도에서도 이명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질렀다.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앞으로도 계속 지지하겠다는 비율은 이명박 후보가 83.5%로 이회창 후보(63.4%)를 크게 앞섰으며, 정동영 후보는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비율(49.1%)이 계속지지(43.4%)보다 높았다.

◆검찰수사 완전히는 신뢰 못해

대구·경북민들은 BBK사건과 이명박 후보의 연루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일단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수사의 공정성 여부와 관련, '공정하다.'는 의견이 51.0%로 '공정하지 않다.'(41.1%)보다 9.9%p 높았다. 하지만 10명 중 4명은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견은 20대와 30대, 정동영 후보 지지층과 문국현 후보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BBK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필요하지 않다.'가 54.5%였지만 '필요하다.'는 의견도 40.2%에 이르렀다. '특검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대구(44.4%), 여성(45.2%), 저연령층(20대 50.0%, 30대 52.0%), 화이트칼라(48.1%), 정동영 후보 지지층(86.8%)에서 높은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경북(56.4%), 남성(61.4%), 50대 이상(66.9%), 농림수산업(66.7%), 이명박 후보 지지층(73.6%)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회창 완주에 찬반 양론

대구·경북민들은 검찰 수사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의혹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차츰 상승할 것'이란 비율은 52.7%로 '현재와 비슷할 것'(31.8%), '차츰 하락할 것'(9.4%)보다 높았다.

검찰의 이명박 후보 무혐의 결론에 따른 이회창 후보의 완주 여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중도 사퇴해야 한다.'가 47.1%, '완주해야 한다.'가 45.8%로 엇비슷했다. 결국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이회창 후보의 출마 배경이 됐던 '이명박=불안한 후보론'의 힘을 빼면서 이 회창 후보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다.

완주해야 한다는 응답은 여성(50.2%), 연령이 낮을수록(20대 62.5%), 학생(65.1%)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중도사퇴해야 한다는 남성(51.7%), 연령이 높을수록(50대 이상 59.4%), 자영업(61.4%)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지해야 한다'가 60.1%로 '신중한 행보'(37.7%)보다 22.4% 높았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약발없다

대구·경북 유권자는 정동영-문국현 후보 간 단일화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데다 단일화가 이뤄져도 지지는 거의 보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조사결과 '단일화가 필요하다.'가 38.9%로 '필요하지 않다.'(45.7%)보다 6.8%p 낮았다.

후보 단일화가 될 경우 범여권 단일후보는 정동영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후보로의 단일화는 53.9%로 문국현으로 단일화(30.4%)보다 23.5%p 높아 10명 중 5명이 범여권 후보로 정동영 후보를 꼽았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도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영 후보로 단일화가 성사됐을 경우에도 대결구도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58.0%로 1위를 고수했다. 이회창 후보는 18.9%, 정 후보는 6.5%에 그쳐 범여권의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검찰로부터 BBK사건 무혐의 판정을 받은 이명박 후보를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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