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수사결과 발표…정치권 이해 득실은?

입력 2007-12-05 10:32:13

17대 대선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던 'BBK'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는 무관한 쪽으로 결론났다. 한나라당은 '불발탄'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대선판도를 다시 흔들고 있다. 후보 간 판세가 다시 요동치고, 대선 구도도 급변할 조짐이다. 후보 간 이해득실을 분석했다.

이명박 후보가 '최대 수혜자'라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당장 40% 안팎대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인 도덕성을 회복할 전기를 마련한 셈이고, BBK라는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자신의 최대 장점인 '경제'가 탄력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도움을 받을 명분도 생겼다. 박 전 대표의 경우 지난 당내 경선 때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시켜 대립각을 형성했고, 경선 후에도 이 후보와 거리를 뒀다. 하지만 BBK가 이명박 후보와는 무관한 것으로 결론남에 따라 이명박 후보를 돕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후보 측이 최근 최대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공동 유세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두 사람의 '영남 대회전'을 성사시켜 영남에서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이회창 후보를 누른다는 전략이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측과 이회창 무소속 후보 측은 BBK가 '예상밖 수사결과'로 나타나자 지지도를 반전할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순풍'이라고 고대했던 BBK가 일단 '역풍'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

정치권은 이들 두 후보의 지지율은 당분간 답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반전 기회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전면 부정, BBK를 국회로 옮겨 '특검'을 발의한다는 전략이다. 이명박 후보의 비도덕성을 끝까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한편 이명박 후보와의 막판 승부를 위해 범여권 단일화에 올인하고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등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중도-진보세력 간의 연합으로 흐트러지거나 관망상태인 이들 세력의 지지를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회창 후보도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을 차단하는 데 전력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의 지지층이 겹쳐서다. 이 후보는 BBK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구·경북을 중점 방문해 영남세 확산에 나섰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충청과 보수세력의 연합을 이뤘다. 이명박-정몽준 간 보수 연합에 승부수를 던진 것.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 조재목 대표는 "대선구도가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많은 다자간 구도에서 합종연횡을 통한 3자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경우 충청-보수세력의 주도권 쟁취 여부, 정동영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 여부 및 자신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전폭 지지 여부에 따라 이명박 후보와의 대선 막판 판세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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