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大選 막판 소란한 기회주의적 짝짓기

입력 2007-12-04 11:00:21

어제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한나라당에 들어갔다. 같은 날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의 단일화를 천명하며 사퇴했다. 오늘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단일화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여기에 정근모, 이수성 같은 군소 후보들도 이른바 '빅3'와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한다. 대선 막판이 느닷없는 후보 간 짝짓기 사태로 소란스럽다.

정 의원은 5년 전 자신과 정치 색깔이 딴판인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깜짝쇼로 대선 판을 뒤집었다. 그의 출마 포기가 참여정부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다. 거기에다 선거 직전 노 후보 지지 철회라는 또 한번의 소동으로 정치적 경박함을 드러냈었다. 알려진 바로는 '차기'에 대한 불안감이 이유였다.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장래만 재가며 대선의 한복판을 왔다갔다한 것이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으니 그 의도가 뻔한 것이다.

심 후보 역시 애초부터 대선 자체에 뜻이 있어 나온 사람이 아니다. 충청지역을 볼모로 삼아 대선 판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세력화를 도모하려 출마한 인물이다. 대선을 내년 총선의 사전 정지작업장으로 삼은 것이다.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국민중심당이 구멍가게 지분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며 장사한다"고 한 말에서 전말을 짐작하고 남는다. 충청권을 공깃돌처럼 쥐고 한나라당에 흥정을 하다 여의치 않으니 이회창 후보에 붙은 것이다.

문 후보는 그동안 정동영 후보를 국정실패세력이라 비난하며 정 후보 사퇴를 요구했었다. 그러면서 정 후보의 단일화 요청을 '죽음의 키스'라고 일축했었다. 어떤 논리로도 바꾸기 어렵게 스스로 세운 명쾌한 태도였다. 그래 놓고 갑작스레 마음을 바꾼다면 자신의 참신한 이미지는 허구였던 셈이다. 구태 정치인과 하나 다를 게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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