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고교 학력 격차 '심각'

입력 2007-12-03 10:21:06

상위 10개교가 1등급 학생의 절반…하위 10교는 5%도 안돼

대구의 일반계 고교 가운데 상위 10개교가 1등급 학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 비해 하위 10개교는 점유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고교 간 학력 격차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관련 자료들을 학부모는커녕 학교와 교사들에게조차 공개하지 않아 학력 격차를 방치·심화시키고, 학생 학부모의 학습권과 학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매일신문사가 지난해 치러진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지난 4월의 전국 고3 연합학력평가의 대구 56개 고교별 성적을 입수, 분석한 결과 고교 간 학력 격차가 고착 단계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65개 일반계 고교 중 특목고, 특수지고 제외)

2007수능의 경우 상위 10개 고교가 대구의 1등급 수험생 가운데 차지한 비율은 언어 43.9%, 수리 가 64.8%, 수리 나 42.5%, 외국어 49.8%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하위 10개 고교는 1등급 수험생 가운데 언어 4.79%, 수리 나 2.8%, 외국어 2.99%를 차지하는 데 그쳤고 특히 수리 가형은 10개교에서 1등급이 1명도 나오지 않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였다. 또 영역별로 3등급 이내(상위 23%)에 들기 위해서는 상위 10개교의 경우 40% 이내에만 들어도 가능했으나, 하위 10개교에서는 적어도 15% 이내에 들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교 간 학력 격차는 올해도 이어져 56개교가 치른 연합학력평가에서 상위 10개교 학생들이 대구 1등급 가운데 언어 37.8%, 수리 가 35.7%, 수리 나 45.2%, 외국어 51.4%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10개교는 언어 6.9%, 수리 나 2.3%, 외국어 2.1%에 그쳤으며 수리 가의 경우 8개교에서 1등급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상위 4개교는 2007수능에서 전 영역 상위 10위 안에 든 데 이어 연합학력평가에서도 전 영역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하위권의 경우도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교들이 해마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상하위 고교간 학력 격차가 고착화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지역별로는 수성구 고교들이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학교 간 경쟁 분위기가 일고 있는 달서구와 남구의 일부 고교들만이 상위권에 포함돼 지역간 학력 격차도 심각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대구시 교육청은 고교 간 과열 경쟁과 성적 위주 학교 운영을 막는다는 이유로 고교별 성적은 물론 구군별·성별·공사립별 등 학력 격차를 나타내는 자료를 일절 공개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달서구의 한 고교 관계자는 "학력 격차는 해당 고교나 교사만의 책임이 아니라 연계된 초·중학교의 운영과 학생 지도, 지방자치단체의 관심 등 다양한 변수들을 포함하는데 무조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건 격차를 심화시키는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중3 학부모 정영근(대구 만촌동) 씨는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최소한의 자료는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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