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위 수험생 60% "수능 등급제로 손해"

입력 2007-11-29 10:13:37

송원학원 800여 명 설문조사 결과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 가운데 60% 이상이 처음 시행된 9등급제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불만을 표시한 반면 유리했다는 수험생은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입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재수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0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로스쿨 도입이 확정된 법학계열의 인기가 떨어진 반면 의약계열 선호도는 지난해보다 높아져, 상위권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지원 경향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분석됐다.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이 대구의 중·상위권 수험생 8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2.8%가 9등급제 수능이 자신에게 불리했다고 답했고,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수험생은 8.9%에 그쳤다. 특히 수리 '가'영역과 과학탐구 등 일부 선택과목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떨어진 자연계 수험생들은 67%가 불리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정시모집 지원 때의 계열 선호도는 상위권에서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였다. 4개 영역 평균이 4등급 이내인 인문계 수험생들은 로스쿨 도입 영향으로 법학계열 선호도가 최하위로 떨어진 반면 정치·외교·경제·신문방송 등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이 크게 늘어났다. 몇 년 동안 최고의 선호도를 보였던 사범·교육계열도 지난해에 이어 낮은 선호도를 보였는데, 학생 수 감소로 졸업 후 임용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학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지난해 최상위권에서 50%대까지 떨어진 의약계열 선호도는 올해 다시 75.3%까지 높아졌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의예과 모집 정원이 계속 줄고 있지만 학부 입학이 대학원보다 한층 유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며 "대학 지명도가 중시되는 인문계와 달리 자연계에서는 취업난을 감안해 학과 중심의 지원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4개 영역 평균 1.5등급 이내의 수험생 가운데 인문계 96.9%, 자연계 78.2%가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지원(사범대·교대 복수지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혀 상위권 수험생의 역외 이탈은 올해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