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보문단지 인수 추진…'관광허브' 육성 계획

입력 2007-11-29 10:32:58

경북관광개발공사 반발

경주시가 28일 보문단지 인수 의사를 밝혔다. 보문단지를 관리하고 있는 경북관광개발공사가 휴양리조트 조성이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어 시가 나섰다는 입장이다.

시는 보문단지를 관리하는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역할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경주시는 이날 시의회에 이 사안을 보고하면서 "경북관광개발공사가 방만한 조직과 비효율적인 관리로 발생하는 적자를 골프장 운영 및 토지매각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한 것도 이같은 인식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땅 팔아서 살아가는 경북관광개발공사에게 보문단지를 맡겨서는 관광 경주의 앞날이 뻔하다는 얘기다.

시는 대구경북연구원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800만㎡에 이르는 보문단지 가격을 1천800억 원대로 추산했다. 18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민간자본 500억 원을 유치하고, 상가(298억 원)·토지(526억 원)를 매각하면 경주시 부담은 476억 원 정도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보문단지를 인수하면 공사 본사인 육부촌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단지 내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영남권 관광허브로 육성시켜 나가겠다는 방침.

이에 대해 경북관광개발공사는 불쾌해 하고 있다. 시가 사전 협의 없이 용역을 주고 긍정적인 인수 결과를 의회에 보고해 곤경에 빠뜨렸다고 보고 있다. 단지 내 토지를 매각한 것은 감포관광단지개발 등 다른 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또 보문단지 가액을 1천800여억 원으로 잡은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것으로 전체 가치가 최소 3천억 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협상은 하겠지만 성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산정에서 차이가 크고 공사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서로 협력해야 할 양측이 이번 일로 감정의 골만 깊어져 결국 경주 관광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만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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