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살리기 '희망 연주'…전교생 12명 '작은 음악회'

입력 2007-11-28 10:00:00

봉화 봉성중학교

▲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음악회를 여는 봉화 봉성중학교 학생들.
▲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음악회를 여는 봉화 봉성중학교 학생들.

전교생 12명인 산골중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틈틈이 연마한 실력으로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골바람이 매섭게 불던 27일 오후 전교생 12명인 봉성중학교 2층 음악실에는 인근 초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면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연주 솜씨를 폼내느라 분주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꿈과 소망이 담겨 있어 작지만 큰 무대였다.

교사와 학생들은 직접 기획과 스태프를 맡아 합창과 리코더·국악 합주, 가야금 병창, 피아노·단소 독주, 댄스 등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폐교위기에 처한 학교를 지켜달라."는 염원을 담은 시 낭송을 할 때는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의기소침해 하는 학생들의 사기와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음악회를 준비했다."는 지도교사 김유경(39) 씨는 "학교 가득 울려퍼지는 멜로디는 지역 초교생들을 유치하려는 애절한 뜻을 담은 메아리"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비록 작은 학교지만 읍내 중학교 못지 않게 좋은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초대받은 봉성초교 6학년 김교성 군은 "형·누나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감짝 놀랐다."며 "이 학교에 진학해서 형들과 함께 악기 연주도 하고 공부도 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장학생으로 봉화고 진학을 앞둔 학생회장 곽양혜(3년) 군은 "방과후 수업과 다양한 특기 교육, 전교생 모두가 1대1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학업성적이 도시학교보다 우수하다."며 자랑했다.

음악회를 지켜본 김경기 봉성면장은 "시골의 작은 학교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며 "시골 학교의 필요성을 정책입안자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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