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에너지분야의 올림픽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 총회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되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변하는 부회장 자격으로 한국 대표단을 구성해 참석했다. 전 세계 112개국에서 에너지 관련기업 CEO, 정부관계자, 에너지분야 석학 등 4천여 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 주제는 '상호 의존적인 세계의 에너지 미래(Energy Future in the Interdependent World)'였다.
논의의 초점은 에너지 안보 문제와 기후변화, 그리고 에너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었다. 강연자들과 토론자들은 대체로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며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노부오 다나카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아시아 신흥국들의 에너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 올해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미국을 넘어서 1위국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 2030년에는 중국의 배출량이 11.4기가t으로 미국의 6.9기가t의 두 배에 육박하고, 그 뒤를 이어 인도가 3.3기가t으로 세 번째 배출국이 되는 등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 급증이 탄소 배출 억제에 적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당면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정부, 기업, NGO가 기후변화와 에너지위기에 대한 합의된 정책을 조속히 도출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개발을 전제로 석탄의 역할 증대 ▷효율성과 안정성을 강화한 원자력의 활용 확대 ▷공급체인의 안정화 등을 제시했다.
필자는 라운드테이블 토론에서 3가지 대응책을 제시했는데 그 첫 번째가 에너지믹스의 최적화이다. 신재생 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화석연료 소비는 수송용 등으로 최소화해 핵융합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 탄소배출을 가급적 억제하자는 것이다. 둘째, 에너지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런 개념을 필자는 에너지 파크라고 부르고 싶다.
원유 생산 중심지에 건설되는 두바이, 지역 여건에 맞게 전력과 난방을 자체 생산하는 대구 달성군 죽곡 지구가 이 같은 사례에 해당될 수 있다. 또 대성그룹이 에너지 인프라가 취약한 몽골에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풍력복합 발전 시스템(솔라윈)을 이용한 에너지 파크를 건설하고 여기서 나오는 전력으로 지하수를 양수해 녹화사업을 하면서 그 녹지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그린 에코 에너지 파크(GEEP) 사업도 사례로 제시해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가 급등으로 더욱 심각해지는 개발 도상국의 에너지 빈곤 문제에 대한 대비책으로 세계에너지기금 창설을 제안했다.
이번 총회기간 중 파이낸셜타임스, 헤럴드트리뷴, 신화통신 등 3개 해외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그들은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 급증, 고유가와 한국 경제, 기후변화에 대한 아시아 국가 간 협력 등 포괄적인 주제에도 관심이 많았고 북한에 대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가능성과 앞서 언급한 대성그룹의 솔라윈 프로젝트, GEEP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번 로마총회는 2013년 WEC 총회 대구 유치를 위한 중요한 홍보의 장이기도 했다. 대구시 대표단과 한국에너지재단 등이 활발한 홍보전을 펼쳤는데 차차기 총회는 에너지 소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열려야 한다는 논리적 당위성과 함께 국제 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대구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그리고 필자는 회장단 멤버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촌각을 아끼며 영향력이 큰 인사들을 찾아 대구 유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013년 총회 유치의사를 밝힌 인도, 남아공, 덴마크 등과의 만만치 않은 4파전이어서 2008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집행이사회 투표 결과를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지만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인 우리 대표단의 노력을 평가받으리라 믿는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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