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대구 도개공 '변해야 산다'

입력 2007-11-27 10:27:02

"감독 강화…비리 악순환 끊어라"

직원의 각종 비리 연루와 특혜 의혹 등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대구 도개공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체질 개선은 물론, 구성원들의 의식 개혁, 대구시의 지도·감독 권한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이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뭐가 문제인가=도개공은 공기업이지만 아파트, 토지개발 등 각종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각종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퇴직 공무원들이 들어앉고 일부 정치권 인사들의 청탁성 인사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분양 특혜, 인사 잡음, 뇌물 수수 등의 시비가 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또 경쟁이나 견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질적 구성원들이 모인 시스템이어서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 등의 지적이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공무원, 정치권, 공채 출신 등 조직 내부에 이질적인 요소가 많아 서로 간섭하지도 않고, 직업윤리를 지키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게 도개공의 특징"이라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종 사업에 간섭하는 다른 권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에 취약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조직 구조도 문제다. 각종 사업이 팀별로 추진되고 책임지는 구조여서 사업 내용에 대해 폐쇄적이고 각종 의혹, 비리에 대한 감시도 어렵다는 것. 신기락 대구아파트사랑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도개공은 독립된 팀이 사업을 맡고 있지만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이기 때문에 투명성 보장을 위해선 이 구조가 맞지 않다."며 "조직 내 감사기구가 제 구실을 했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도개공의 비리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지도·감독 강화와 무엇보다 도개공의 변화 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대구시는 자율성만 강조할 뿐, 지도·감독엔 손을 놓고 있다. 대구시는 도개공이 공기업이지만 수익사업을 하고 있어 공무원도 회사원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로 각종 이해관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정명섭 대구시 도시주택본부장은 "도개공은 시민들과 직접 부딪히는 주택 및 개발 사업을 하고 있어 이해관계가 얽힐 수밖에 없다."며 "대구시가 지도·감독 권한은 있지만 조례 개정, 행자부 승인 관계, 예산 배분 정도의 업무만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신 사무처장은 "대구시가 도개공에 예산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지만 퇴직 공무원의 자리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투명성을 위해 적극적인 간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도개공은 억울하다는 입장. 2005년 로열층 분양 특혜 사건 및 최근 달성군 다사면 죽곡2지구 택지개발 보상 관련 사건 모두 개인의 문제라는 것. 도개공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개인 비리인데다 부풀려진 경우도 많다."며 "최근 여러 문제가 불거져 자정하자는 분위기인 만큼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 도개공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됐지만 경영 실적은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는 조직 문화 및 업무 체계화 수준이 낮고 직원 교육을 통해 자성하고 변화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도개공 내부 의식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