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논란, 대구시에 엉뚱한 불똥

입력 2007-11-27 10:28:37

세계육상대회 스폰서·새 야구장 건립 논의 중단

대구시의 삼성그룹 관련 현안 사업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리 의혹 폭로에 따른 검찰 수사와 특검 추진, 그룹의 구조조정 등으로 발목을 잡히고 있다. 대구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스폰서 유치, 새 야구장 건립 등을 놓고 삼성의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최근 삼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협의를 완전 중단한 상태다.

세계육상대회 스폰서의 경우 대구시는 지난 3월 대회 유치 단계부터 삼성전자가 스폰서를 맡는 것을 기정사실화했으나 아직 삼성 측으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했다. 김범일 시장이 세계육상대회 유치를 위해 케냐 몸바사로 떠나기 전 헬기를 타고 구미에서 열린 삼성전자 구미연구센터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갖은 정성을 다했지만 대회 유치 확정 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삼성은 이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 야구장 건립을 놓고도 삼성의 한 계열사가 대구월드컵경기장 인근 개발제한구역 조정지에 민간 자본으로 야구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최근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는 3천억 원을 들여 돔구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히는 등 한때 상당히 적극성을 보였으나 삼성그룹에서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면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삼성은 그룹의 모태인 대구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 복원과 삼성기념관 건립에 대해서도 대구시와의 협의를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삼성과의 각종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새 야구장 건립 방안 용역에 대한 최종 보고회를 남겨두고 있지만 세부 내용이 중간 보고회 때보다 초라하다는 지적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육상대회 스폰서도 다른 그룹의 계열사로 교체해야 할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삼성 측 인사들과 접촉해 보면 대구시와 관계를 맺는 것을 상당히 조심스러워 한다."며 "특히 최근에는 그룹 차원에서 신규 사업 추진을 중단하라는 어떤 지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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