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군 학생부 50·수능 40·논술 10% 반영
경북대가 지난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200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 요강을 확정, 발표했다. 8월말에 공개된 내용과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수험생들의 최대 관심사인 학생부 교과 성적과 수능 영역별 등급 점수 반영 방법이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입시에서는 수능과 내신이 9등급제가 되면서 대학별 반영 방법이 다양해진 데다 대폭 늘어난 동점자 가운데 합격자를 선정하기 위해 전형에 미세한 차이도 많아졌다. 경북대와 비슷한 합격선에 있는 수도권 대학이나 지역 대학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경북대 요강과 비교할 때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유리한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 경북대 정시 요강 내용
경북대는 정시모집에서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모집한다. 나군은 자율전공부로 1단계에서 수능으로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학생부 50%, 수능 40%, 면접·구술 10%로 전형한다. 가군의 경우 일반학과와 예체능계 학과를 뽑는데 일반학과는 1단계에서 수능만으로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학생부 50%, 수능 40%, 논술 10%를 반영한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수능과 학생부 반영 방법이다. 경북대는 인문사회계 학과의 경우 외국어>언어>수리 순으로 반영 비중이 높으며 자연계 학과는 수리>외국어>언어 순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가형을 반영하며 생활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 자연계 학과, 간호학과, 가정교육과는 수리 나형도 인정하되 2등급 낮은 점수를 반영하므로 극히 불리하다.
탐구는 3개 과목을 반영하며 사회탐구 국사에 가산점을 준다. 인문대학과 사범대 유럽어교육학부는 사회탐구 4과목과 제2외국어/한문 가운데 반영 점수가 높은 3과목을 반영한다.
관심을 모은 학생부 등급별 점수 차이는 1~5등급까지가 각각 4점이며 6등급부터는 6점, 16점, 30점, 45점 등으로 넓혔다. 수능 영역별 1~6등급 간 점수 차이가 10~11.5점인 것을 감안하면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셈이지만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다. 게다가 반영하는 교과 수도 많아 다른 대학에 비해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들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 지원 전략
수능과 내신이 9등급제가 돼 전형이 지난해와 비교해 단순해졌다고 하지만 수험생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결코 지원 대학 선택이 쉽지 않다. 대학들 사이에 조금씩 차이가 나는 전형 방법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알아보고 연구한 만큼 대학 가는 길이 넓어진다는 말은 등급제 입시에서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자연계 수험생 A의 경우를 예로 살펴보자. A는 이번 수능에서 어느 정도 자신이 원하는 등급을 받았지만, 내신은 수능 등급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A는 정시 나군에서는 평소 생각했던 경북대 자율전공부에 지원하기로 일찌감치 마음먹었다. 그런데 가만히 따지다 보니 살펴볼 만한 대학들이 나군에도 의외로 많았다.
먼저 수도권 대학 가운데 서강대 모집요강을 검토했다. 수능 50%, 학생부 40%, 논술 10%로 뽑는 2유형 공학부를 보니 생각보다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이 수능을 잘 치른 수리와 외국어의 등급 간 점수 차이가 다소 못 치른 언어보다 많은 데다 학생부 점수도 더 유리했다. 경북대는 학생부 대부분의 교과를 반영하는 데 비해 서강대는 교과별로 성적이 좋은 5개 과목만 반영하는 데다 등급 간 점수 차이(최상위 과목 기준)도 국어 0.1점, 수학 0.14점, 외국어 0.14점, 과학 0.12점 등으로 미미하다.
다시 정시 나군 대학들의 요강을 검토하던 A는 대구가톨릭대 보건과학대 전형 방법을 보고는 눈이 번쩍 띄었다. 우선 우려하는 학생부 반영에서 경북대에 비해 유리했다. 1학년 과목은 거의 다 반영하지만 고교 2, 3학년의 경우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교과 가운데 1과목씩만 반영하기 때문에 불리함이 거의 없어진 것. 게다가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도 경북대가 4점인 데 비해 대구가톨릭대는 2점에 불과하다. 학생부 반영 방법도 조금은 차이가 났는데 이 역시 유리했다. 외국어와 수리영역의 반영 비율이 32%와 29%로 높은 데 비해 언어는 21%에 그치기 때문. 게다가 과학탐구에서 2개 과목만 반영하기 때문에 이 역시 유리했다.
검토 결과 A는 정시 나군에서 경북대에 지원하기로 했던 결정을 일단 유보하고 수능 성적 발표 때까지 경북대와 서강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한편 최종 단계에는 대구가톨릭대 지원도 고려하기로 했다.
A의 경우는 특별한 수험생에게 적용되는 일이 아니라 모든 수험생에게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수능 성적 발표 때까지 시간이 충분하므로 정시모집 군별로 지원할 대학들을 넓은 범위에서 정한 뒤 전형요강을 따져 그에 맞는 전형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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