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와인에 취하다…와인 100배 즐기기

입력 2007-11-24 07:43:05

▲ 와인 수요층이 갈수록 두터워지면서 와인강좌가 봇물을 이루고 수강생 수도 늘고 있다. 사진은 인터불고호텔 와인스쿨.
▲ 와인 수요층이 갈수록 두터워지면서 와인강좌가 봇물을 이루고 수강생 수도 늘고 있다. 사진은 인터불고호텔 와인스쿨.

바야흐로 와인의 계절인가! 날씨가 점차 추워지면서 백화점 등의 와인 전문매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도주 주생산국인 프랑스의 '보졸레누보'가 와인시장에 불을 지피면서 와인에 대해 관심 갖는 사람들의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호텔이나 대학 등에서 마련하는 '와인스쿨'에는 주부를 비롯해 직장인, 기업인 등이 몰리는 등 마니아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처럼 와인 애호가가 늘고 있는 것은 와인이 유기산·탄닌·당류·무기질·비타민·칼륨 등의 살아있는 영양원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다 알칼리성 주류이기 때문. 규칙적으로 마시면 산성 체질을 개선할 수 있고, 탄닌 속의 폴리페놀 성분이 허혈성심장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능과 함께 항암효과도 지닌 웰빙 음료라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와인도 적당한 양을 마셔야 약이 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많이 먹으면 병이 되기 때문이다.

◇와인의 종류

와인의 맛은 크게 포도의 종류와 상태·원산지·기온 등 자연조건과 양조법에 따라 달라진다. 나라와 지방마다 와인의 맛과 향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와인은 색깔, 식사시 용도, 제조방법, 단맛의 유무, 제조지역 등을 따져 다양하게 분류한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색깔과 제조방법, 단맛유무로 구분하는 것. 색깔로는 화이트, 레드, 로제 와인으로 구분한다. ▷화이트=물처럼 투명한 것에서부터 엷은 노란색, 연초록색, 볏짚색, 황금색, 호박색이 있다. 잘 익은 청포도와 일부 적포도로 만들며 포도를 으깬 뒤 바로 압착해 나온 주스를 발효시켜 맛이 순하고 상쾌하다. 알코올 농도는 10~13% 정도. 8℃ 정도로 차게 해서 마셔야 제 맛이 난다. ▷레드=붉은 벽돌색, 자주색, 루비색, 적갈색을 띤다. 적포도 포도껍질의 붉은 색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씨와 껍질을 함께 넣어 발효, 떫은(탄닌)맛이 난다. 알코올 농도는 12~14% 정도이며, 섭씨 18~20℃에서 보관해야 한다. ▷로제=엷은 붉은색이나 분홍색을 띤다. 레드와인처럼 껍질을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 어느 정도 우러나면 껍질을 제거하고 과즙만으로 와인을 만든다. 오래 숙성하지 않아 색깔은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의 중간이지만 맛은 화이트와인에 가깝다.

또 제조방법에 따라서는 ▷스파클링와인(sparkling wine)=발포성 와인이라고 부르며 발포가 끝나 탄산가스가 없는 일반와인에 설탕을 추가, 인위적으로 다시 발포를 유도해서 와인 속에 기포가 있도록 한 것.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샴페인과 이탈리아의 스푸만테가 대표적. 알코올 도수는 대체로 9~14℃이다. ▷주정강화와인(fortified wine)=스페인의 셰리나 포르투갈의 포트처럼 발포 중 증류주를 첨가, 알코올 함유량을 16~20% 정도로 높인 것. ▷가향와인(flavored wine)=칵테일용으로 많이 쓰인다.

단맛 정도에 따른 분류로는 단맛의 강도가 가장 적은 것을 드라이 와인(dry wine), 중간단계를 미디엄 드라이 와인(medium dry wine), 가장 진한 것을 스위트 와인(sweet wine)이라고 한다.

◇와인 고르는 법과 보관법

와인은 가격이나 유명브랜드보다는 마시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 고르는 게 좋다. 멜로 품종의 포도가 많이 함유된 와인일수록 연령에 상관없이 마시기 편하다. 가볍고 산뜻한 느낌의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프랑스 보르도 지방이나 칠레산 와인을 권할만하다. 메독·보르도산 와인은 강하면서도 진하고, 프랑스의 메독·마고·부르고뉴지방에서 나는 와인은 무거우면서도 끝이 부드럽다. 향이 진하면서 여운이 긴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마고·생테밀리옹·샤토산 와인 등이 제격이다

와인 고를 때 주의할 점은 ▷믿을 만한 곳에서 구입해야 한다. ▷ 재배지·수확시기·기후 등이 기입된 레이블의 부착 여부를 확인하는 건 기본. ▷와인의 색깔을 잘 살펴야=화이트 와인은 맑고 투명할수록 좋고, 레드와인은 병 밑바닥 등에 앙금이 깔려 있을수록 고품질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화이트 와인은 대체로 호박빛을 띠며 갈색은 오래된 것이나 잘못 보관해 산화된 것일 수 있다. 레드 와인은 루비색을 띠지만 알코올 농도가 짙고 탄닌성분이 많은 것은 석류빛을 띤다. ▷잔을 가볍게 흔든 후 코를 대고 깊숙이 향을 맡았을 때 은은해야 한다. 알코올이나 나무통, 코르크 냄새 등이 강한 것은 좋은 와인 향이 아니다.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넣고 혀끝으로 목젖까지 굴릴 때 좋은 와인일수록 촉감이 부드럽다.

와인 보관방법은 ▷오픈 전=뉘어서 코르크 마개가 젖어 있도록 보관하며, 통풍이 잘 되고 청결한 곳에서 온도 14~16℃ 내외, 습도 80% 정도가 유지되는 지하저장고 같은 곳이 이상적. 가정에서는 와인냉장고가 없는 경우 온·습도가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욕실이 가장 좋다. 영하의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아파트 베란다와 같이 기온변화가 심하며 직사광선을 받기 쉬운 곳과 거실의 밝은 진열장에 장기간 방치하는 것도 금물이다. 코르크 마개가 젖어있도록(마르면 공기가 들어가 산화가 진행됨) 수평으로 보관하고, 한 번 오픈한 것은 수일 내에 소비하는 게 좋다. 와인 병의 윗부분이 공기로 채워지면 와인이 급속도로 산화, 맛이 변한다.

◇ 와인의 인기 꾸준히 늘어

이처럼 와인이 인기를 얻어가면서 대구·동아·롯데 등 대구지역 백화점의 와인매출도 분기별로 10%대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가을정기세일 기간중의 매출은 작년 대비 27%나 신장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박윤수 파트매니저는 "고급스러운 술보다는 건강과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음료로 와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면서 "특히 가을이후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와인강좌도 인기다. 서울의 와인아카데미와 와인갤러리 운영자 등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고 있는 스페인문화원 주최 인터불고호텔 와인스쿨에는 와인관련 업체 대표를 비롯해 주부·직장인·기업체대표 등 30여 명이 몰려 인기를 끌자 내년 2월 2기생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영남대 사회교육원의 와인강좌도 최근 수십 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가운데 11월 신규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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