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규칙 술술 찾아가자 박수 터져
"맨 아래 칸 숫자와 위 칸 숫자의 자리를 서로 바꿉니다. 그리고 대각선으로 숫자를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서로 바꿔나가면…."
21일 오후 대구 효목초교 초등 수학 영재반 공개수업 현장. 한 6학년 남학생이 칠판에 그려진 마방진(魔方陣·정사각형 칸에 수를 나열하여 가로·세로·대각선 합이 같도록 한 도형)의 숫자를 바꿔가며 새 마방진을 만든 과정을 설명하자 참관 온 30여 명의 학부모들 사이에 '와' 하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견해 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한 학부모는 "수학 문제풀이나 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영재반 수업이 이렇게 사고력을 키워주는 줄은 처음 알았다."고 만족해 했다.
대구시교육청이 4개 구·군 교육청 영재원 설립 4년 만에 처음으로 학부모 초청 영재원 공개 수업을 진행, 관심을 모았다. 21일 효목초교에서 있은 초등 수학을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초등 과학(12월 5일·평리초), 중학 수학(23일·영남중)·과학(26일·동원중) 등 4차례의 공개 수업을 마련한 것. 김영탁 시교육청 장학사는 "학부모들이 교육청 영재원을 특목고 입시를 위한 심화·선행학습 기관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번 공개 수업은 영재 수업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첫 공개 수업이 이뤄진 효목초교는 수성구·동구·중구 등 동부교육청내에서 선발된 초등 수학 영재 20명이 모여 격주 수요일 오후마다 수업을 받는 곳. 마방진을 소재로 일정한 수의 규칙을 찾아보는 내용으로 진행된 이날 수업은 5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영재 수업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온라인에서 미리 과제를 준비해 온 학생들은 교사의 질문에 술술 답했고, 문제를 풀 때는 교실에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집중했다. 의문이 있으면 주저없이 손을 들었다.
박종우(사월초 6년·12) 군은 "수학 학원을 1년 동안 다녔지만 공식을 가르쳐주고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연습만 했다."며 "영재원에서는 수학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했다. 수업을 진행한 최병훈 동성초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한 가지 답을 요구하기보다 여러 가지 답을 찾아보면서 창의적인 문제해결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영재 수업"이라고 말했다.
수업 직후 학부모들은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염경옥 씨는 "수업을 참관해보니 영재원이 수학·과학적 영재성을 길러주는 기관이지 입시와는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오히려 더 다행으로 여겨졌다."며 "영재원이 앞으로도 더 많은 아이들의 재능과 꿈을 키워주는 공교육 중심 영재기관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영재교육진흥법에 근거해 2004년 개원한 대구 4개 구·군 교육청 영재원에서는 현재 총 1천200여 명의 초교 4년~중3 학생들이 수학, 과학 영재 수업을 받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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