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네쌍둥이·송아지 세쌍둥이 "외서면에 경사 났어요"

입력 2007-11-21 09:40:37

상주시 사료 선물…주민들 열풍기 설치도

▲ 배순연 할머니가 자신이 직접 받은 세쌍둥이 송아지들을 보살피고 있다.
▲ 배순연 할머니가 자신이 직접 받은 세쌍둥이 송아지들을 보살피고 있다.

"새벽에 어미소가 진통을 시작해 아침 나절에야 세쌍둥이 송아지들이 세상 빛을 봤어요. 지난 3월에는 외아들이 쌍둥이 형제를 얻었는데 경사가 겹쳐 기뻐요."

상주시 외서면 이천리 왕달마을 천기우(74)·배순연(72) 씨 부부에게 올 해는 겹경사로 사는 게 즐겁다.

지난 3월 외아들인 의성(31) 씨 부부가 쌍둥이 아들을 낳아 품에 안겨 주더니 한 식구처럼 지내온 여덟 살짜리 어미소가 최근 세쌍둥이 송아지를 자신들에게 안겨 준 것.

이 부부가 8년 전에 손수 받아 키워 온 누렁이가 지난 18일 새벽 세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했다. 송아지와 염소 등은 대부분 새끼를 한 마리씩 낳는 가축들로 쌍둥이를 낳을 경우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어 세쌍둥이 송아지 출산 소식에 이웃들이 모두 길조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이날 오전 2시쯤 산통을 시작한 어미소는 30여 분 만에 첫째 송아지를 낳고 2시간여가 지나 두 번째 송아지까지 낳았으나 탈진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줄곧 송아지들을 손수 받아내던 배 할머니는 쓰러진 어미소에게 물을 먹이고 "애쓴다. 조금만 더 힘내자."고 쓰다듬으며 힘을 불어넣었다.

어미소는 동틀 무렵 다시 힘을 내기 시작해 마지막 송아지 머리를 밖으로 밀어냈고 할머니의 도움으로 5시간이 넘는 산고를 마무리했다.

배 할머니는 "그때의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 못해요. 내 자식이 태어나는 것만큼 힘들었다."며 "송아지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했다.

세쌍둥이 송아지 출산 소식에 상주시는 25kg들이 사료 15포를 먹이로 보냈으며 마을에서는 송아지들이 따스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열풍기 2대가 설치된 송아지 방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한편 일주일 전에는 상주시 외서면 봉강리 축사에서 남산중 오모(48) 교사의 4년생 어미 염소가 네마리의 새끼염소를 낳아 외서면은 물론 상주 전체가 기뻐하고 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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