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정책 대결' 실종…'보·혁 세력 싸움' 변질

입력 2007-11-20 10:01:55

올 대선정국에 '보·혁(보수 대 개혁) 대결'이 불붙고 있다. 대선후보들 간 경쟁을 넘어 보수세력과 개혁세력 간의 싸움이 가열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각 세력별로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한 가운데 후보단일화 혹은 특정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선거전이 후보들 간 보다는 세력들 간 대결로 쏠리는 듯한 양상이다. 후보들 간에도 단일후보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보수세력의 경우 정권교체를 최대 목표로 세운 가운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간 경쟁이 가열되는 것을 우려, 후보 단일화 혹은 특정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도 이에 공감하고 있으나 여론 지지도에서 선두주자인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 사퇴 쪽에, 이회창 후보는 후보 단일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수 단체들 내부에서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과 맞물려 이명박 후보 지지세력인 신보수(실용보수) 측과 이회창 후보 지지세력인 구 보수(정통 보수) 간의 갈등기류도 표출되고 있고, 세 확산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 경우,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 조만간 회동, 연대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심 후보는 19일 "이회창 후보와 뜻이 통한다."며"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보수진영이 대동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심 후보는 보수연합 차원에서 이명박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범여권에서도 개혁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을 포함,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민주당 이인제·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등 간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함세웅 신부·박형규 목사 등은 19일 "지금은 민주 개혁세력 내부의 가치논쟁에 몰두하기보다 공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을 감동시킬 때"라며 개혁세력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했다.

대통합신당 김한길 의원도 문 후보를 포함한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개혁세력의 분열로 수구보수세력의 후보에게 정권을 진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 때문에 대통합신당과 민주당 간의 합당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음에도 최소한 후보단일화는 성사될 것이고 문 후보까지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범여권 다수의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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