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데이)8남매 가족 90명의 자랑스런 모임

입력 2007-11-17 07:03:51

지난 11월 3∼4일, 전국 각지에 시집을 가서 흩어져 살아 온 딸네들이 작은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8남매의 부산 큰딸(정희)과 서울 둘째딸(명희) 등 일곱 딸네들이 주선하여 '아름다운 친척 간 화목과 행복'이라는 주제로 강원도 둔내 현대성우리조트에서 1박 2일간 가진 다채로운 가족 행사였다.

8남매 아래 가족들을 모두 헤아려 보니 줄잡아 90여 명, 그 중에서 60여 명이 전세버스로, 승용차로 강원도 둔내로 모여들었다.

우리 가족은 50여 년 전 대가족으로 모여 살다 뿔뿔이 전국 각지로 흩어져 살다 보니 한 번도 한자리에 터놓고 모일 수 없었는데 우리 딸네들이 이런 더없이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1부 행사로 '가족 간 대화와 화목'이라는 주제로 저명한 교수님을 초빙하여 특강을 들었다. 베풂과 배려로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를 해줘야 진정한 화목이라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가족사랑 강의로 미처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을 생각하는 애틋함도 느낄 수 있었다.

2부에서는 서울 둘째 딸의 사회로 한마음 기념식을 진행했는데 큰형님, 형수님 그리고 온 가족들은 끝내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남들보다 재력도 권력도 출중한 인물도 없는 8남매들이지만, 부족한 딸네들 집으로 장가 든 사위들의 고마움이 있었고, 알차지 못한 아들들을 택해 시집 와준 며느리들의 든든함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런 자리는 감히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가문의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빙 둘러 손잡아준 우리 사위들과 며느리들에게 한없는 고마움과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큰 박수를 아무리 쳐대도 모자랄 뿐이었다.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고 헤어질 때는 너무도 아쉬웠다. "다음에는 며느리들이 대반란을 일으킬 거예요." 부산 며느리의 고마운 말로 한바탕 온 가족이 웃었다. 부모님이 이런 자리를 살아 보셨다면 얼마나 흐뭇하고 기뻐하셨을까?

이번 '딸네들의 화목 효도 대반란'의 깃발은 단풍보다도 더욱 곱게 가을 하늘에 나부끼고 있었다. 또한 보잘것없는 우리 가문의 자랑스러운 가족사로 길이 남을 것이다.

오현섭(경북 청송군 현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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