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런 폭탄 꼭 있다!

입력 2007-11-15 16:58:58

최근 대선을 말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대업(45). 제2, 제3의 김대업이라는 용어가 정치권과 언론에 회자되면서 젊은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에 '김대업이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올릴 정도다.

김대업은 의무부사관으로 직업 군인이 되면서 병역 비리 메커니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지만 3년여 만인 85년 병역 비리에 연루돼 군복을 벗게 된다. 이후 택시회사를 하는 등 사업을 하며 제법 큰 돈을 벌게 되지만 그런 와중에도 군 복무 시절 배운 노하우를 활용해 병역비리에 계속 관여하다가 결국 97년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의해 구속된다. 1년 뒤 형을 마친 그는 국방부 감찰부를 찾아가 자신이 알고 있는 병역 비리 메카니즘을 활용해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결국 '병역 비리 전문 민간 수사관 김대업'이 탄생하게 된다. 그는 10개월 만에 무려 1000여명의 비리 혐의자를 잡아냈다. 병적기록카드에 적힌 병명, 판정기준, 출생지, 현거주지, 나이, 학력 등만 보고도 족집게처럼 찾아냈다는 것. 김대업의 실적은 단일 사건으로는 사법부 창설 이래 최대 규모에 이를 정도였다고. 이후 사기죄로 다시 구속되지만 그의 능력을 높이 산 검찰이 다시 병무비리 수사에 참여시키면서 이례적으로 수감자 신분의 수사요원이 된다.

그의 폭탄 발언은 이후에 벌어졌다. 이른바 '병풍'(兵風)으로 불리는 사건이 벌어진 것. 2002년 대선 열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 그는 이미 1997년 한바탕 공방이 벌어졌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병역 의혹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인 이회창씨의 장남 정연씨가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과 전 병무청장 등이 대책회의를 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의 무차별 의혹 제기와 한나라당과의 고소'고발은 몇 개월 동안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는 치명타를 입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가 증거로 제출한 대책회의 관련 녹음테이프가 조작됐음을 밝혀냈고, 김 씨는 2004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무고와 명예훼손, 공무원 자격 사칭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최근에도 땅 사기와 관련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대선에선 김경준이라는 인물이 돌발 변수로 등장했다. 이른바 'BBK 사건'으로 불리는 시한폭탄의 심지가 타들어가고 있는 것. 불발탄으로 끝날 지, 대선 판도를 완전히 뒤엎을 핵폭탄이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BBK 사건은 무엇인가?

1999년 재미교포 투자전문가이던 김경준 씨는 투자자문 회사인 BBK를 설립했다. 국내 투자자들을 모집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아 투자금도 돌려주지 못해 고전하던 김 씨는 2001년 4월 BBK를 통해 한 창업투자회사를 인수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세우고 대표로 취임한다. 그 회사는 외국인들의 투자를 받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연말까지 주가가 400% 가량 오른다.

김 씨는 이렇게 모인 돈 380억 원 중 일부를 BBK 투자자들에게 나눠준 뒤 나머지 돈을 갖고 미국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액투자자 5200여명이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모든 과정을 이명박 후보가 주도했다는 것. 아울러 자신은 BBK의 서류상 대표일 뿐 실제 주인은 이 후보라는 내용이다. 김 씨는 그 근거로 BBK의 자본금이 모두 지난 2000년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스'에서 투자받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다스는 이명박 후보의 처남과 친형이 대주주인데 실제로는 이 후보가 주인이나 마찬가지이고, 투자금도 이 후보의 돈이라는 것. 이 후보측은 서류 위조와 증거 조작에 익숙한 김 씨가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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