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밀려도 李후보에 양보 않을 것"
전국 지방순회 중 충청에 이어 두번째로 대구를 방문한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는 13일 "여론에 밀리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양보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일단 출마한 이상 신념대로 가겠다."며 완주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구는 힘의 원천"이라며 대구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또 이명박 후보의 투자자문회사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포함한 도덕성 문제에 "진실이 아니라면 이명박 후보에게 피해가 가면 안된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정직하게 시인하고 똑바로 나아가는 도덕성과 신뢰성을 갖고 있다면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에 출마한 이유와 향후계획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지난 대선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대구에 온 소회를 말해달라.
▶대구에 와서 정말 감회가 깊다. 과거의 여러가지 좋은 기억들도 회상하고 있다. 정치를 다시 시작한 지금 대구에서 큰 힘을 얻는다. 대구는 항상 저의 가슴속에 힘의 원천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지역연고를 강조하는 건 아니다. 대구는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적 틀에서 벗어나 세계 속의 대구로 나아가야 한다. 싱가포르, 홍콩 사람들보다 대구사람이 경쟁력에서 뒤질 이유가 없다. 마음으로 격려해주신 대구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출마후 아직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경제분야 공약은 어떤 것이 있나.
▶대구가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 많지만 우선 대구 국제공항을 세계와 소통하는 관문으로 키우는 것이 현실적인 지역 발전방안이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건설공약은 반대한다. 이는 60, 70년대 개발독재식 발상이다. 대운하가 통과하는 지역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는 주장도 맞지 않는 얘기다. 주변지역의 개발이익보다 환경파괴로 인한 손실과 비용이 훨씬 더 크다.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연대 계획은?
▶박 전 대통령의 생가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다. 이 나라의 산업화·근대화의 기초를 세운 대통령을 기리는 뜻에서 방문한 것이다. 박 전 대표와 연계해 생각하지 말아달라. 저는 공룡같은 한나라당과 막강한 언론권력에 맞선 외로운 전사의 입장이다. 저는 한나라당과 싸우려는 것이 아니다. 선의의 경쟁이 되게끔 한나라당도 신경을 써달라. 내가 출마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해서다. 서로 비방할 때가 아니다.
-이명박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이회창 후보가 협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는데.
▶이 후보와 저의 목표는 모두 정권교체를 통해 국가 정체성을 찾자는 것이다. 견해가 같으므로 같은 정책이 나올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싸울 필요가 없다. 이 당에서 저 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진실로 이 나라 기반을 세우고 향후 5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정권교체를 달성해야한다. 정권교체의 질이 더 문제다.
-박 전 대표가 이 후보를 간접 지지하고 있다. 또 향후 지지율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지난번 밝혔듯이 박 전 대표가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이 후보 지지발언이냐 하는 문제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박 전 대표가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저는 제 신념과 철학을 갖고 국민에게 심판받기 위해 나왔다.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정치가의 당연한 바람 아니겠는가.
-이명박 후보가 낙마할 것이라는 확증을 이회창 후보가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국민들 사이에 일고 있다.
▶뭘 갖고 이 후보가 낙마할 것이라고 보는가. BBK 사건의 전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저는 누가 잘못되기를 기다리는 사람 아니다. 진실이 아닌 것이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 (BBK사건이)진실이 아니라면 이명박 후보에게 피해가 가면 안된다.
-여론조사에서 밀리면 이명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생각이 있나.
▶여론에서 밀리면 양보하겠다고 한 적 없다. 단순히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닌 이상 신념대로 가겠다. 대의는 반드시 정권교체, 그것도 정권교체다운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살신성인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이 후보가 정직하게 시인하고 나아갈 길 똑바로 가는 도덕과 신뢰성을 갖고 있다면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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