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박원재·김기동, K-리그 MVP 한솥밥 경쟁

입력 2007-11-13 08:55:17

모두 우승팀서 나와…99년 안정환만 예외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으로 풍성한 화제를 낳은 2007 삼성하우젠 K리그는 시즌 최우수선수(MVP) 선정을 앞두고 있다. 우승 팀에서 MVP가 나오는 관례에 따라 포항의 박원재와 김기동이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이 추천한 후보들을 놓고 축구기자단 투표를 통해 MVP와 신인왕, 베스트 11 등 수상자들을 선정한다.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순도 높은 골을 터트린 박원재를 MVP후보로 꼽았으나 팀의 기둥이면서 426경기째 출전한 노장으로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MVP의 기회인 김기동을 놓고 후보 추천을 고심하고 있다.

박원재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17경기에서 1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6강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1, 2차전 등 5경기에서 2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고 김기동도 포항의 주장으로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올해 경남FC 돌풍의 주역으로 17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던 까보레도 MVP 후보로 꼽힌다.

역대 MVP는 1999년의 안정환(당시 부산 대우)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 팀에서 배출됐다. 안정환은 당시 21골 7도움으로 워낙 돋보인 활약을 펼쳐 우승팀 선수들을 제쳤었다.우승 팀의 팀 컬러에 따라 MVP의 포지션도 다채롭다.

1990년 이후 MVP 수상자들을 보면 스트라이커는 1996년의 김현석(울산 현대), 1999년의 안정환, 2000년의 최용수(안양LG), 2003년의 김도훈(성남 일화), 2004년의 나드손(수원 삼성)으로 모두 공격력이 강한 팀의 대표적인 선수들이었다.

측면 공격수들은 1993년의 이상윤, 1994년의 고정운(이상 천안 일화), 2002년의 김대의(성남 일화), 2005년의 이천수(울산)가 해당되며 미드필더들은 1990년의 최진한(럭키금성), 1995년과 2001년의 신태용(성남), 1998년의 고종수(수원), 2006년의 김두현(성남)이 영예를 안았다.

강한 방어벽으로 팀의 우승을 이끈 수비수들 중에는 1991년의 정용환(부산 대우), 1992년의 홍명보(포항제철), 1997년의 김주성(부산)이 MVP에 올랐다.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김주성은 선수생활 말년에 스위퍼로 보직을 변경, 처음으로 MVP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올 시즌 우승팀 포항은 미드필더들의 활발한 플레이가 강점을 보인 팀으로 중원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박원재와 김기동이 MVP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

한편 올 시즌 신인왕 후보는 수원 삼성의 스트라이커 하태균과 대전 시티즌의 수비수 김형일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태균은 올해 18경기(컵 대회 포함)에서 5골 1도움의 활약을 펼쳤고, 김형일은 정규리그 21경기(6강 플레이오프 포함)에서 20경기를 풀타임 출전하면서 대전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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