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선 두 후보 격차 8.2%나 줄어…"BBK연루 땐 李 지지철회"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대구·경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들 모두 대구·경북을 최대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경북이 이들의 지지 충돌지역인 셈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 조재목(정치심리학 박사) 대표는 "대구·경북민들은 현재 대선 후보들의 각축보다는 오히려 박 전 대표의 향후 정치행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와 관련해서 지지율도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매일신문은 지난 7일 이회창 후보의 무소속 대선출마 선언 전후 두 차례의 긴급 대선 여론조사를 통해 대구·경북지역민들의 민심을 분석했다.
◆이명박, 이회창 앞서지만
이번 조사(지난 8, 9일)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45.8%로 이회창 후보(27.5%)를 18.3%포인트(p)차이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선언을 앞둔 시점인 지난 1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4.6%p 줄었다.
또 이회창 후보의 대선 출마에 대해 10명 가운데 6명(55.2%)이 반대하고 있지만 찬성의견(38.9%)도 지난 1일 조사 때보다 3.5%p 증가했다. 이회창 후보가 대선 출마 효과를 일부 보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여론은 대구보다는 경북이 훨씬 높았다.
대구는 이명박 후보(42.4%)와 이회창 후보(32.4%)의 지지율 격차가 10.0%p로 지난 1일 조사 때에 비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8.2%p나 줄었다. 대구에서는 이명박 후보보다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
반면 경북은 이명박 후보(48.8%)가 이회창 후보(23.1%)를 크게 앞선 가운데, 자신의 평균 지지율보다도 높아 '고향(포항) 덕'을 여전히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표심이 다소 갈리는 양상이어서 10명 중 3명이 이회창 후보(30.6%)에게 유입됐다.
이명박 후보는 투자자문회사 BBK주가조작 의혹의 연루 여부에 따라 상당한 지지표 부침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에 연루될 경우,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4분의 1인 25.7%가 지지를 철회한다고 답한 것.
또 대구·경북민 10명 가운데 6명(60.2%)이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 간 범보수세력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단일화후보로는 역시 10명 중 6명(57.1%)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단일화가 필요하지 않다(30.4%)','단일화후보는 이회창(32.4%)' 등의 여론도 적잖아 출마선언 1주일도 안된 시점인데도 '이회창 세(勢)'가 만만찮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민들은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앞으로 더 상승(39.1%)할 것이라는 전망이 차츰 하락(20.4%)보다 훨씬 많았다.
한편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를 찬성 이유가 '국정수행을 잘할 것 같아서(60.7%)'인 반면, 출마를 반대하는 이유는 '두번의 대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았기 때문(68.3%)'이었다.
◆李·李 운명결정권자는 朴
박 전 대표가 양 李 중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구·경북 표심은 확 달라진다. 박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경우 이명박 후보의 지지는 55.0%, 이회창 후보는 21.5%다. 이명박 후보는 전체 지지 대비 9.2%p증가, 이회창 후보는 6.0%p 하락해 총 15.2%p의 변화율을 보인 것. 에이스리서치 조재목 대표는 "이회창 후보 지지층의 기반이 되는 박 전 대표 지지층과 보수층이 이명박 지지로 회귀, 박 전 대표가 이회창 바람을 잠재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경우 지지 상황은 '대반전'이다. 이회창 후보(36.9%)와 이명박 후보(36.4%) 초접전 양상이다. 이명박 후보는 9.4%p 하락한 반면 이회창 후보는 9.4%p 증가, 총 지지 변화율이 18.8%p나 된 것.
특히 대구는 이명박 지지(30.3%)에서 이회창 지지(44.1%)로 급속히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조 대표는 "이는 한나라당 지지층의 절반과 보수층의 이탈을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현재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 중 71.2%가 박 전 대표 지지층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의 고향인 포항을 중심으로 한 경북지역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41.8%)이 이회창 후보(30.4%)보다 11.4%p 높게 나타나 급격한 지지율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고향표가 방어벽을 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어떤 정치행보를 보여야 할까? 대구·경북민 10명 가운데 4명(37.7%)은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중립을 지켜야 한다(31.1%)는 의견도 만만찮아 박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박 전 대표의 선택에 따라 후보간 희비가 엇갈릴 것은 분명하다. 또 범여권 후보의 단일화 및 대선 다자간 대결 구도 여부 등에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범여권의 대선 단일후보 지지도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39.2%)가 가장 높은 가운데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23.1%)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문 후보의 지지도가 3.0%p 올라간 것이 주목거리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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