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선율 김천 밤하늘 수놓는다

입력 2007-11-09 11:05:13

'클래식 노래교실' 회원 음악회

8일 밤 김천 아포읍사무소. 주부 50여 명으로 구성된 '클래식 노래교실' 회원들이 '메기의 추억' '에델바이스' '작은 세상' '개똥벌레' 등 국내 가곡과 외국 가곡, 건전가요 등을 열창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30~60대로 다양한 연령층인 주부들은 읍사무소에 설치된 최신형 피아노 반주에 맞춰 2시간여 동안 서로 화음과 음색을 조율하는 열정을 보였다.

첫 공연으로 지역 인사와 주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9일 밤 '가을밤 작은 음악회'를 갖는 주부들은 이날 마지막 리허설을 하면서 처음 입어본 '멋진' 의상이 어색한 탓인지 웃음과 얘기꽃을 피웠다.

총무를 맡고 있는 안춘화(33) 씨는 "대중가요는 부를 당시 그때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맑고 순수한 가곡을 접하면서 꿈많던 여고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다."며 "과수농사로 바쁘지만 삶의 활력을 얻는 클래식 노래교실에 5개월째 개근을 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또 "어머니나 자매처럼 우애를 다지는 회원들이 이번 공연을 지역 화합과 축제 한마당으로 만들자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숙(62) 씨는 "처음 노래교실에 참여할 때는 나이도 많고 대중가요가 아니어서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이젠 민요, 동요, 가곡 등을 부르는 재미에 흠뻑 빠져 회원들을 만나는 매주 목요일 밤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김천문화예술회관장을 역임한 박성규 아포읍장의 제안으로 지난 7월 문을 연 클래식 노래교실은 아포읍 문화교실후원회(회장 정해준 김천건설전문협회장) 회원 20여 명이 지원한 성금으로 무료 운영되고 있다.

이탈리아 유학파로 김천대에 출강하는 노래교실 감독 겸 지휘자 최은진(28) 씨는 "개강 첫날 80여 명이던 주부들이 점점 줄어들어 마음 고생도 적지 않았으나, 이젠 탄탄한 정예멤버여서 수업이 신난다."고 말했다. 9일 음악회에는 아포초교 교사와 학생 중창단의 우정출연, 김천시립소년소녀관현악단의 현악 앙상블과 색소폰 연주로 공연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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