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車연료절감기 사기 잇따라

입력 2007-11-07 09:44:10

기기 무상 장착·휴대전화 무료통화권 유혹

이창규(가명·38) 씨는 최근 자동차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연료절감기를 구입했다 큰 낭패를 봤다. 대구 동구 신천동 한 대로변에서 '자동차 무상점검 행사단'이란 사람들에게 무료로 차량 매연 측정을 받은 뒤 "연료절감기를 달면 기름을 아낄 수 있는데 특별 할인 기간이어서 장착비, 부대비용은 받지 않는다. 24개월 동안 3만 원씩 관리비만 내면 휴대전화 무료통화권을 80만 원어치 제공하겠다."는 말을 믿고 이를 구입했다는 것. 그러나 모두가 엉터리였다. 연료는 절감되지 않았고 무료통화권도 전화 연결 과정이 복잡한데다 통신비용도 비쌌던 것. 이 씨는 "업체에 환불을 요구하니 기기 탈착 비용, 무료통화권 회수에다 위약금을 내라고 했다."며 "기름값을 빌미로 이렇게 속여서야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ℓ당 휘발유 요금이 1천600원대까지 치솟는 등 자동차 연료비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류비 절감을 미끼로 한 사기행각이 판치고 있다. 이들은 연료절감기나 연료분사장치 등 유류비를 줄일 수 있는 기기를 설치하면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무료통화권을 주고 관리비만 받겠다며 소비자의 '알뜰 구매심리'를 자극한 뒤 실제 관리는 '나 몰라라'하거나 아예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

실제 대구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5일 현재 연료절감기 등 유류비 절감에 대한 기기 설치 등으로 상담을 신청한 건수가 모두 10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건)에 비해 2.5배나 늘었다. 문제는 기기를 구입한 뒤 14일 이내에는 무상 반품이나 해약이 가능하지만 제품을 뜯고 장착하면 판매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상 반품이 어려워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소비자보호단체들은 대로변에서나 회사를 방문해 차량 무상점검을 유도하거나 매연단속반원을 가장, 제품 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꼼꼼히 따져보고 계약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무료, 사은품 행사, 특별할인, 정부보조금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 더욱 조심해야한다는 것.

양순남 대구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유류비가 크게 치솟으면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며 "자동차회사가 도로변, 주차장, 학교나 아파트를 방문해 차량 점검을 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특히 청약 철회 조건이나 위약금 등 중요 내용을 꼭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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