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출마' 대선주자들·박근혜 전 대표 득실은?

입력 2007-11-06 10:05:01

이명박, 범여권 화력 분산 기대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출마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놓고 부지런히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그의 출마가 가져올 대선판도의 변화는 워낙 경우의 수가 많아 유·불리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고 대응전략을 세우기는 더욱 힘들어 보인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경우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으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를 겨냥해왔던 범여권의 화력이 분산될 수 있고, 투자자문회사 BBK 의혹에 집중될 여론도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다 이 전 총재와 함께 지지율 1, 2위를 유지하게 되면 여론의 관심은 범여권 후보에게서 멀어질 수도 있다.

또한 가능성 제로라고는 하나 이 전 총재와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지지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범여권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 전 총재의 등장으로 여론 지지도에서 3위로 밀려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범여권 후보들 간의 연대 필요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또 선거판도가 '보수 대(對) 개혁'의 대결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것은 범여권이 가장 바라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되기까지에는 이인제 민주당 대선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후보 등 범여권의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가 분수령이 될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대선은 다자(多者) 대결구도로 굳어지게 되고 정 후보로서도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 이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문국현 후보는 대선 판세가 야권후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범여권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게 되면, 단일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상황은 오히려 이들의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서 개헌 등을 통한 권력분점 얘기가 최근 들리고 있는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이 전 총재의 출마로 한나라당에서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후보는 물론, 이 전 총재 입장에서도 그의 지원이 절실할 것이란 측면에서 '꽃놀이 패'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로서도 섣불리 한쪽을 지원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어느 한 후보를 지원했다가 상대후보에게 밀리게 될 경우, 야권분열 책임론에 휩싸일 수 있어 정치적으로 상당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자신이 지원하지 않았던 후보 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비슷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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