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 전성시대?…포항 돌풍에 선호도 부쩍

입력 2007-11-06 09:02:13

프로축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지도력이 주목을 받으면서 외국인 감독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파리아스 감독은 2005년 포항에 부임, 이동국 등 스타 선수들이 빠져나간 팀을 무명의 젊은 선수들 위주로 조직력을 다졌다. 포항은 올 시즌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6강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뒤 정규리그 1위인 성남 일화마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대1로 격파, 파리아스 감독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파리아스 감독은 무명의 젊은 선수인 박원재, 최효진, 황진성 등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냈고 브라질 식의 짧고 빠른 전진패스를 통해 공간을 침투해 나가는 공격 축구로 포스트 시즌 연승을 질주, 정상 일보 직전에 와 있다. 파리아스 감독이 주목받자 그는 '외국인 감독이 맡아오던 국가대표팀 감독을 이번에는 국내파 감독에게 맡겨야 한다'는 최근의 여론을 비집고 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전반기에는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의 용병술이 주목받았다. 이청용, 기성용 등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주전으로 기용한 그는 후반기 들어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터키대표팀 감독 출신인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부산 아이파크도 올 시즌 중도에 사임한 앤디 에글리 감독 이전에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재직하는 등 외국인 감독을 선호했었다.

또 제주 유나이티드는 최근 정해성 감독이 계약기간 1년을 남겨두고 사임하자 외국인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한다는 방침 아래 후보를 물색 중이다.

국내 프로축구에는 25년 간 11명의 외국인 감독이 거쳐가는 등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 중 동독 출신으로 1990년 부산 대우로얄즈 감독이었던 프랑크 엥겔 감독은 국내 프로축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과학적인 훈련방식을 도입,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의 뒤를 이은 헝가리 출신 베르탈란 비츠케이 감독은 1991년 대우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러시아 출신의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은 1994년부터 5년간 유공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포 백 수비의 개념과 기술 축구를 도입, 국내 축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구단들이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일부 국내파 감독들이 구단과 마찰을 빚는 데 비해 외국인 감독들은 잡음없이 주어진 여건에서 팀을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