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배팅 200만원까지…순식간 2천만원 날려
'2번 공' '5번 공'…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도박이 대대적인 단속으로 자취를 감춘 뒤 로또형 온라인 도박이 점차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TV의 로또 추첨을 모방, 스튜디오를 갖춰놓고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벌이는 신종 도박이 활개치고 있다.
◆로또형 도박장 우후죽순
4일 오전 1시쯤 대구 달서구의 한 도박장.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30㎡(10평) 남짓한 방안에 남자 8, 9명이 흰 종이를 든 채 정신없이 대형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화면에는 로또 추첨 때처럼 짦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 도우미가 회전 그룻안의 공을 앞으로 내밀며 숫자를 불러주는 모습이 나왔다.
한 게임이 끝날때 마다 업소 종업원은 베팅액과 배당금이 적혀있는 흰색 종이를 기계에서 찍어내 손님들에게 건네줬다. '청·홍게임' 'ABC게임' '식스게임' 등 각종 게임에 한차례 1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걸 수 있는데 추첨결과에 따라 최대 3배까지 받을 수 있다.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는 "한 게임에 3분 정도 걸리고 박진감까지 있는 탓에 도박성이 무척 강하다."며 "1시간만에 30만 원을 잃었는데 얼마전 며칠만에 2천만 원을 잃고 가는 사람도 봤다."고 했다.
이 도박은 충남 천안의 스튜디오에서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전국의 도박장으로 생방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업주 김모(34) 씨는 "'바다이야기'는 조작 시비가 많았지만 이것은 실시간 생방송이라 조작이 불가능하다."며 "이를 확인시켜주기 위해 화면에 YTN뉴스가 항상 함께 나온다."고 했다.
◆한국은 도박공화국?
로또형 도박장은 개점이 쉽고 간편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작은 공간에 대형 스크린만 있으면 도박장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집에서 은밀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의 단속 실적도 없다. 프로그램 개발자 이모(33) 씨는 "예전 '바다이야기' 업소를 운영했던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했다. 일명 '도리짓고땡'이라 불리는 로또형 도박 사이트는 무려 100개가 넘는다. 한 사이트당 수백개 매장이 입점할 수 있어 도박장은 전국에 1천 개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에는 경찰 단속을 피해 어디서든 온라인 도박을 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에 가지 않고도 도박 사이트의 유동IP(Internet Protocol)를 통해 가정, PC방 등의 컴퓨터에서 도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업주는 "요즘 누가 매장에서 도박을 하겠느냐? 고객이 전화를 걸어오면 '메신저'로 프로그램을 보내주고 머니는 요구액만큼 충전해준다."고 했다.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한 몇겹의 자물통과 출입구 CCTV 등은 벌써 옛말이 되고 있다. 경찰은 기고 있는사이 도박업자들은 날고 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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