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갤러리M에서 열린 3인전을 통해 지역에 첫선을 보인 서양화가 고낙범 씨의 개인전이 17일까지 리안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고 씨는 대표작으로 각인된 단색의 초상화, 오각형 개념을 풀어낸 회화와 더불어 사진, 드로잉, 벽화 등 자신의 예술세계를 전반적으로 소개한다.
고 씨의 초상화는 자신이 만난 인물을 동일한 크기의 캔버스에 단색조(monochrome)로 그린 것이다. 고 씨가 각각의 인물에 자의적으로 추출한 특정한 색가(色價)와 결합시킨 결과물이다. 색띠 작업도 있다. 2000년대 초반 작업으로 미술사의 명화 등의 이미지에서 색을 분리해 일련의 색띠로 재구성한 것이다.
크기, 길이, 비례, 공간 규모, 시선과의 관계 등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제시한다. 나팔꽃에서 가져온 오각형을 응용한 작품은 다분히 시각적이다. 일련의 기하학적 패턴을 벽과 화면 위로 펼쳐 놓기도 하고(Solid Flow), 수많은 오각형을 무수히 연결(Countable or Countless)하기도 한다. 이들 작업은 나팔꽃의 영어명인 'morning glory'(아침의 환희·영광)와 연계된 것으로, 고 씨가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기하학과 수학에 대한 질문을 새로운 각도에서 풀어낸 작업이다.
대구라는 지역을 사과 이미지로 해석해 수학적 상상력과 무한한 공간에 대한 해석으로 버무린 작업-Mythological Monad(apple)-도 있어 관심을 끈다. 리안갤러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고 씨의 다양한 작업은 "세상을 단정지어서 설명할 수 없다."는 세계관에서 나온 듯하다.
김혜경 큐레이터도 "개개의 작품이 아니라 전체 작품세계를 통해 '작가적 기질'이란 무엇인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했다."고 답했다. 굳이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콜리아'를 전시 주제로 잡은 것에서 보듯이 고 씨가 펼치고 있는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세계는 관람객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만하다. 053)424-2203.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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