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구시 일반계 고등학교 신입생 배정방식은 우리나라 평준화 교육정책 시행에 따른 거주지 중심의 학교 배정이라 할 수 있다. 대구는 학군을 1학군(중구, 동구, 북구, 수성구, 달성군 가창면)과 2학군(서구, 남구, 달서구, 가창면을 제외한 달성군)으로 나누어 선지원 후추첨 40%, 배정 60% 비율로 학생들을 배정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대구시교육청이 '일반계(인문계) 고교 신입생 배정방식 조정과 연합고사 부활 등을 골자로 하는 고입 전형 방식 개선'에 대한 추진 견해를 밝히면서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학군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학생의 희망에 따라 학교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군 간 교차 지원 문제는 지역마다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학군 간 교차 지원이 허용된다면 학생들에게 학교 선택권 기회를 확대시켜 교육의 다양화를 이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하게 하여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타 구(區), 군(郡) 지역 주민이 자녀 교육을 위해 특정 지역으로 이주하는 수요와 위장 전입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연합고사 부활 문제는 우리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고입전형방식은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와 깊이 관련된 것으로, 학교별로 학생을 선발할 때 중학교의 입시교육 조장, 고등학교의 서열화, 계층 간 위화감 조성, 명문 고등학교 학벌주의 폐해 등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원래 의미의 '학력이란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의 여부이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학력향상이란 전 과목 시험 대비 교과목의 점수 향상'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연합고사를 부활한다면, 이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사교육 경쟁(사교육비 부담)과 중학교의 입시 경쟁(성적 과열경쟁)을 불러옴으로써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따라서 대구시교육청이 학생들의 하향 평준화된 기초 학력을 높이고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연합고사를 부활한다는 것은 '고육책'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수의 학부모가 자율적인 학교 선택권을 가지려고 학군제 통합이나 배정 방법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구시교육청이 연합고사 부활이라는 별개의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학군제 통합의 근본적인 뜻을 외면하는 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생의 자율적인 학교 선택을 통해 기초 학력을 높일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김영식 대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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