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구도가 표류하고 있다.
과거 대선에서는 이때쯤이면 3강 체제 등으로 대결 구도가 굳어져 후보들 간의 열띤 공방전과 선거전이 전개됐지만, 이번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할 때 1강(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은 있지만 이에 맞설 대항마가 확실히 부각되지 않은 채 불안정한 구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 입장을 표명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야권에서만 강력한 후보 2명이 나서게 되는 셈. 이 전 총재는 최근 들어 여론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까지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만을 놓고 본다면 야권내에서, 그것도 보수층을 지지기반으로 한 두 후보 간에 최대전선이 형성될 수도 있는 형국이다.
야권에서 분열될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범여권에서도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1일 "후보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 사람 단일화는 2002년에 한 번 써서 국민이 2007년에는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또한 정 후보 측이 단일화를 주도할 움직임을 보이자 문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대선후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결국 야권과 여권 모두에서 후보가 난립함으로써 이번 대선이 '다자 대결' 구도로 치달을 개연성도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이 전 총재가 불출마쪽으로 정리하게 된다면, 이명박 후보가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대표하는 야당 후보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범여권이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면 범여권 분열에 따른 다자 대결 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97년 대선 때 신한국당 경선에서 낙선한 이인제 후보의 탈당 후 독자출마로 여권이 분열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는 것. 물론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일화에 공감대를 갖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의중이 작용하게 된다면 단일후보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범여권이 단일화에 성공하고 이 전 총재가 불출마할 땐 양강 대결구도로 압축될 수 있다. 또한 범여권과 야권 모두의 후보난립으로 다자구도로 치닫는다고 해도, 대선 막판에 한쪽 아니면 양쪽에서 극적으로 단일후보를 성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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