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보 시험 난이도 '논란'

입력 2007-11-02 09:27:10

지난달 응시생들 "너무 어려웠다" 항의

대한주택공사가 실시한 주택관리사보 자격 시험을 두고 응시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응시생들은 "시험 범위를 벗어나거나 주택관리사 자격과 아무 관련 없는 문제들이 많았다."며 재시험을 요구하는 등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상대평가 제도를 도입하거나 주관식 문제를 늘려 "주택관리사 과다 배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대한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치러진 제10회 주택관리사보 시험 응시자는 모두 2만 6천458명으로, 대구·경북에서는 대구 968명, 경북 383명이 응시했다. 주택관리사보 시험은 1990년 시작된 후 8회까지 건설교통부가 격년제로 주관하다 지난해부터 대한주택공사로 바뀐 뒤 매년 치러지고 있으며, 해마다 대구에서 200명 안팎의 합격자들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시험의 경우 "지나치게 어려웠다."는 응시자 항의가 주택공사 홈페이지에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합격자들 역시 100명 이하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응시생 L씨는 "5개 시험 과목 가운데 공동주택시설개론은 학원 강사도 풀지 못할 어려운 문제투성이였다."며 "7월 발표한 시험 범위를 벗어난 문제들까지 나와 응시생들이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응시생들은 지난달 25일 서울 노량진 한 고시학원에서 재시험 촉구대책 시위를 벌이고 재시험추진위원회 결성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주택공사는 채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주택관리사들 사이에서는 "시험 제도에 대한 근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시험 문제가 너무 쉬워 공급이 수요를 훨씬 초과하면서 대구 또한 2천100명까지 주택관리사가 늘어났지만 이 가운데 70%가 '실업' 상태라는 것. 한 주택관리사는 "전체 평균 60점만 넘으면 바로 시험에 합격하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대구에만 매년 200명이 넘는 주택관리사가 탄생,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상대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주관식·영어 문제를 늘리거나 격년제 시행으로 바꿔 주택관리사 취업 시장을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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