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고유가로 인해 산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무턱대고 한숨만 쉬고 있기 보다는 한푼이라도 아끼자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절약'에 적극적인 업체들은 에너지 절약으로 인한 경비 절감이 또 다른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이들은 무심결에 낭비되는 각종 노후 설비를 과감히 교체하고 직원들에게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등 실질적인 절약 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낭비 요소, 꼼짝 마."
각종 화학소재를 만드는 '도레이 새한' 구미사업장은 '에너지 절약'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부터 5년씩 중장기 에너지절약 목표를 수립하고 매년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5% 정도를 절감하고 있다. 비용으로 따지면 연간 15억 원에 해당하는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이 업체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절약 아이디어를 공모해 참신한 것은 바로 실천으로 옮긴다. 최동광 부장은 "모터 공회전 방지 작업이나 대기열을 회수할 수 있도록 열교환기 교체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점검반을 별도로 운영, 현장을 둘러보며 에너지가 새는 부분을 점검해 수정하고 있다. 증기가 새는 곳은 빨간 태그를 붙이고 물이 새는 곳은 파란 태그를 붙이는 식으로 현장 근로자들이 고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매월 둘째주엔 에너지 실적보고회도 여는 등 낭비되는 에너지는 즉각 없앨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 부장은 "에너지 절약은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경영진부터 말단 직원까지 하나의 시스템화를 이루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산업용 백판지를 생산하는 세림제지(주)(대구 달성군 유가면)도 에너지 절약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럽다. 올해 들어서만 다양한 에너지절약 관련 투자를 해 한 해 7억여 원의 경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 업체는 최근 노후 보일러의 수관과 공기예열기를 교체하고 폐열 회수를 위해 소각로도 교체했다. 공장 출입문도 조금이라도 열 낭비를 없애기 위해 이중문으로 전환작업이 한창이다. 또 전사원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한차례 에너지 절약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달성공단 내 자동차부품업체 한국델파이(주)도 지난 10월 에너지관리공단 대구·경북지사로부터 에너지진단을 받았다. 정재권 엔지니어링사업팀 차장은 "꾸준한 에너지 절감운동을 펼쳐오고 있지만 진단을 통해 좀 더 낭비되는 부분을 찾아 곧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이와 별도로 전기모터에 고효율의 인버터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량의 60% 정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연간 1억 6천여만 원 정도의 전기료를 아낀다는 것. 또 사무실의 기존 형광등을 고열등으로 교체하고 노후 보일러를 교체하는 등 다양한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뜻하게 입자."
대구백화점에 다니는 최정희(27·여)씨는 최근 유니폼 대신 사복을 입고 근무한다. 회사에서 지난 10월부터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직원들에게 사복을 입도록 하기 때문. 이에 따라 히터의 온도도 예년보다 2, 3℃ 낮춰 가동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히터 온도가 낮아 추위를 느낄 만 하지만 옷을 겹쳐 있다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최씨는 "유니폼은 옷을 겹쳐 입지 못해 추위를 많이 느끼지만 사복을 입고 있으면 외투나 가디건 같은 것을 겹쳐 있을 수 있어 걱정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웜비즈(Warm Biz)'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웜비즈는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해 겨울에 실내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추위를 타지 않도록 두터운 옷이나 조끼, 내복 등을 입는 패션. 지난 10월부터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추교철 대구백화점 총무팀 부장은 "내복이나 조끼 등을 겹쳐 있는 것만으로도 2, 3℃ 이상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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