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자극하는 감성 영화

입력 2007-11-01 17:09:42

언제 울어야하지? 난 그냥 세상살이가 담담해졌을 뿐야."라는 사람이라면 슬픈 영화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한없이 슬픈 최루성 무비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다보면 어느샌가 자기 감정에 취해 가슴속에 담아뒀던 응어리들이 머릿속에 하나 둘 되살아나고, 영화가 끝날 무렵이 되면 강한 카타르시스의 쾌감을 느낄수 있는 것. 대구 MBC '심영섭의 힐링소사이어티'를 진행하고 있는 진행자와 2명의 패널로부터 '최고의 최루성 영화'를 추천받았다.

▶레인 오버 미(Reign Over Me)-마이크 바인더 감독, 아담 샌들러'돈 치들 주연, 2007년작

영화평론가 심영섭씨의 추천작이다.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찰리 파인맨(아담 샌들러)과 알란 존슨(돈 치들). 수년 만에 만난 둘은 뉴욕 맨하탄의 밤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신나는 밤을 보낸다. 찰리는 9'11 테러로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은 후 애써 기억을 거부하며 실의에 빠진 삶을 살아가고 있고, 알란 역시 의사라는 좋은 직업과 단란한 가정이라는 허울속에 살지만 책임감에 짓눌려 자신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알란은 찰리의 변해버린 못습을 안타까워하며 마음의 문을 열 방법을 모색하며 서로 가지고 있던 아픔을 치유하면서 진정한 삶의 모습을 찾아간다.

심영섭 씨는 "특히 장인'장모가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찰리를 대할 때 그의 대답이 너무 가슴아팠다."며 "'두 분은 두분이 계시잖아요. 난 혼자에요. 저는 치와와나 셰퍼드만 봐도 푸들이 생각나요.'라는 대사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고 했다. 개만 봐도 키우던 개가 생각나는 상황에 아내와 아이에 대한 생각은 어떻겠내는 뜻이다. 심 씨는 "근본적인 상실에 관한 이야기"라고 추천했다.

▶새드무비-권종관 감독, 정우성'임수정'차태현'손태영'염정아 주연, 2005년작

마음과마음정신과 김성미 원장이 추천한 영화로 각기 다른 네 커플의 갖가지 이별 모습을 그린 옴니버스식 구성의 작품이다. 결혼을 꿈꾸는 소방관과 수화통역사 정우성-임수정 커플, 사랑을 시작하려 하는 신민아-이기우 커플, 바쁜 엄마와 어린 아들 염정아-여진구 커플, 오래된 연인인 고시 3년차 백수와 할인마트 카운터 차태현-손태영 커플 등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이별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김 원장은 "암 선고 받은 아이 휘찬이와 엄마 염정아 커플 이야기 중 아이가 병실이 아닌 병원 밖으로 나와 비를 맞으며 우는 장면에서는 참으려 무던히 애를 썼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특히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가 생각나 더욱 슬펐던 영화"라고 추천했다.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이안 감독, 제이크 질렌홀'히스 레저 주연, 2006년작

매일신문 김중기 영화전문기자는 "이성애자의 시선으로 보면 '게이 영화'에 불과하겠지만, 둘의 애틋한 감정의 무게는 부정할 수 없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와 맑고 깊은 계곡이 한없이 펼쳐지는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을 방목하는 아르바이트 일로 만나 서로에게 막연한 이끌림을 느꼈던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의 20년간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렸다.

김 기자는 "에니스가 자신의 셔츠로 감싸진 잭의 셔츠와 브로크백 마운틴의 사진 엽서를 바라보면서 사랑을 맹세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목이 뻣뻣해지며 눈물이 핑 돌아 엔드 크레딧 올라가는데도 자리에 일어서지를 못했다."고 했다. 영화 감상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음악. 김 기자는 "영혼을 울리는 기타 선율도 가슴을 저미지만 윌리 넬슨의 목소리로 듣는 밥 딜런의 명곡 'He was a friend of mine'의 절절한 노랫말과 애조 띤 선율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특히 노래 제목의 'was'라는 단어가 영화속 영상과 겹쳐져 슬픔을 배가 시킨다고.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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