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충혈되고 얼굴 붉어져요

입력 2007-11-01 17:14:13

이맘때가 되면 눈이 시릴 만큼 맑은 가을햇살과 옷깃을 스치는 찬바람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자외선이나 바람, 먼지나 공해물질로 인해 자주 '토끼눈'이 되거나 기온 변화가 심한 아침저녁으로 얼굴이 심하게 붉어지는 '안면홍조'를 호소하는 이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같은 잦은 눈 충혈과 안면홍조 탓에 환자들은 "주위에서 눈병 아니냐며 자주 묻고, 회식이라도 한 다음날엔 눈이 더 빨개져서 일하기가 힘이 든다."거나 "외출 때 찬바람을 쐬면 얼굴이 붉어져 남 보기에 민망할 정도."라며 안과와 피부과를 찾는다. 그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눈 충혈의 원인과 치료법=눈은 바깥에서 볼 때 검은 동자를 각막, 그 주위의 흰자위를 결막이라 한다. 이 중 결막의 충혈은 모든 결막염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결막 뒤쪽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생긴다. 주된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등 미생물에 의한 염증이며 광선, 먼지, 배기가스 등의 자극과 굴절이상, 외안근 이상이 있어도 충혈이 나타난다.

이 경우 안과를 찾으면 먼저 세극등현미경 검사로 결막이나 각막의 염증여부를 살펴보는데 속눈썹이 각막을 찌르거나 눈꺼풀 염증도 함께 검사하게 된다.

이 때 결막염이나 각막염이란 진단이 나면 각 원인균에 대한 항생제 복용이나 점안치료를 하게 된다.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눈꺼풀 염증을 동반할 때가 많아 더운 찜질이나 마사지로 눈 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눈꺼풀이 안구를 찌르는 경우는 눈썹뿌리를 없애는 시술이나 수술로 교정할 수 있다.

충혈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흰자위에 약간 융기된 황색결절이 있는 검열반이나 이보다 큰 섬유혈관 조직이 증식해 흰자위를 지나 검은 동자까지 침범(군날개)한 경우이다. 이는 자외선이나 바람과 먼지의 자극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염증이 있는 경우는 안약점안을 하거나 미용목적과 시력저하가 의심되면 수술로 결절을 제거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해도 눈이 충혈되는 증상을 동반한다.

이 경우는 오후가 될수록 눈의 불편감이 심해지고 아침에 자고나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지만 눈물분비를 촉진하는 약인 사이클로스포린을 3개월 이상 점안하면 증상이 많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알러지로 인해 결막염이 생겨도 충혈과 함께 눈이 가렵고 끈끈한 점액성 분비물이 나오고 눈곱도 많이 낀다. 항히스타민제나 비만세포 안정제를 점안하거나 냉찜질이 효과를 보인다.

드물게는 홍채염과 녹내장이 있어도 충혈이 나타나며 특히 검은 동자 주위 흰자위가 많이 붉어 보인다.

홍채염은 대개 한쪽 눈에 발생하며 눈부심과 안구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와 조절마비제로 치료하는 것이 보통이다. 심하면 전신적인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거나 면역억제제를 이용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갑자기 심한 안구통증과 두통, 시력저하, 시력장애를 동반하므로 감별이 쉬운 대신 실명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초래 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안압을 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씩은 잘못 교정된 안경을 껴도 눈이 피로해져 눈이 불편하고 충혈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눈이 자주 충혈되면 눈꺼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증상이 오래 갈 때는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혈을 없애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점안 하는 것은 일시적인 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눈의 충혈을 심하게 한다.

◆안면홍조 원인과 치료=다른 사람보다 얼굴이 더 쉽게, 더 심하게 붉어지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안면홍조의 원인은 긴장, 스트레스, 부끄럼 등 정서적 요인이 크다.

특정 연고를 무분별하게 자주 사용하거나 여드름,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을 앓아도 그 후유증으로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또 혈관 확장제나 칼슘 통로 차단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혈관활성물질인 히스타민이나 티라민이 든 치즈, 초콜릿, 바나나 등을 먹어도 홍조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안면홍조 치료의 원칙은 다양한 홍조의 악화요인을 차단하고 원인이 되는 질환을 개선하는 데 있다.

정서적으로 부끄럼을 많이 타는 경우 신경정신과에서 심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며 외출 때 자주 얼굴이 붉어지면 자외선반응에 민감한 피부이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특히 온도차가 심한 환경과 뜨거운 목욕을 삼가고 화장품의 경우 알코올 성분이 적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폐경에 의한 홍조는 호르몬 요법으로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피부과적 치료로 늘어난 얼굴 혈관을 개선하는 레이저 치료가 도움이 된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안과 김근해 교수/피부과 정현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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