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1회 '영양의 날'…대구시의 이색 프로젝트

입력 2007-11-01 10:24:11

▲ 대구시 건강증진사업단이 한 사업장에서 직원들과 구내식당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 대구시 건강증진사업단이 한 사업장에서 직원들과 구내식당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싱겁게 먹기' 교육을 하고 있다.

'고혈압, 골다공증, 위암 등을 예방하려면 오늘부터라도 싱겁게 드세요.'

1일은 한국영양학회, 대한영양사협회 등 4개 단체가 공동 선포한 제1회 '영양의 날'. 첫회인 올해의 주제는 '저염 섭취'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5g(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량 5g의 2.7배에 이른다. 나트륨과 염소로 구성되는 소금 성분 중 나트륨이 바로 혈압을 올리는 주범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를 위해 나트륨을 하루 2천㎎(소금 5g) 이하로 섭취하는 인구 비율을 2010년까지 15%로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음은 상식이지만 입맛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선 10년 전부터 소금 섭취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가 '싱겁게 먹는 도시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구의 특화사업으로, 보건복지부는 물론 다른 자치단체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 건강증진사업지원단은 7월부터 16개 사업장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싱겁게 먹는 직장 만들기 5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및 연구팀으로 구성된 사업지원단은 사업장 단체급식소(구내식당)의 조리종사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짠 음식 섭취 실태와 개인 미각을 조사한 뒤 싱겁게 먹어야 하는 이유, 싱거운 음식 조리법을 가르쳐 준다. 한 사업장을 5주 동안 매주 한 번씩 방문해 교육을 하는데 7개 사업장의 교육이 끝났고, 현재 4개 사업장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이연경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직장에서부터 싱겁게 먹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지역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에는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또 11월까지 100개 사업장의 집단급식소를 대상으로 한 끼당 소금 함량 및 음식 종류별 소금 함량을 파악하기 위해 1개월 동안 염도계를 이용한 소금 함량을 측정하고 있다. 측정 결과는 싱겁게 먹기 사업 추진에 대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사업지원단이 대구시와 함께 시민 1천6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797명이 성인병이 우려될 정도로 짜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문영 대구시 보건위생과장은 "대구가 '맵고 짠 음식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앞으로는 시민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는 도시'로 탈바꿈되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단체급식소뿐만 아니라 음식점들도 싱겁게 먹기 사업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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