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돕기에 학생·교사·학부모 '한마음'

입력 2007-11-01 09:07:36

대평·능인중 "난치병 친구 우리가 도와야죠"

▲ 서구 대평중 학생들은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1학년 황모 군을 돕기 위해 최근 교내 축제기간 동안 머리핀, 머리띠를 만들어 팔아 성금을 마련했다.
▲ 서구 대평중 학생들은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1학년 황모 군을 돕기 위해 최근 교내 축제기간 동안 머리핀, 머리띠를 만들어 팔아 성금을 마련했다.

백혈병, 뇌종양 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환자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와 교사, 학부모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교내 축제를 이용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물건을 팔거나 학부모들이 먹을거리 장터를 여는 등 이채로운 모금방식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서구 대평중학교는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1학년 황모(17) 군을 돕기 위해 최근 297만 3천250원의 성금을 모았다. 대평중은 황 군이 입원중인 병실을 직접 방문해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성금은 재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모금, 학생들이 교내 축제기간 중인 지난 23~26일 자선바자회를 열어 머리핀, 머리띠 등을 판매한 수익금 등으로 마련됐으며, 한 교사는 50만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김진혁 학생부장 교사는 "학생들이 방과후 공예반에서 배운 기술로 직접 물건을 만들고 팔아 아픈 친구 병원비에 보탰다는 점이 가상할 따름"이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재학생이 많아 걱정했는데 의외로 큰 액수가 모였다."고 흐뭇해했다.

또 고산중에서는 1~3일 열리는 예술제에서 학부모들이 난치병 학생 돕기 먹을거리 장터를 열 계획이다. 이는 임파선 이상으로 생긴 '케슬 만시병' 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이 학교 1학년 남학생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한 행사. 가정형편이 어려워 700만 원의 수술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이 학교 축제 때 묵, 꼬치, 샌드위치 등을 팔아 수익금을 병원비에 보태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상욱 고산중 교감은 "난치병 학생 돕기 운동이 최근 식어가는 형편인데, 학부모님들이 마치 자기 자식처럼 안타까워해 감사하기 그지없다."고 고마워했다.

이처럼 난치병을 앓고 있는 재학생을 돕기 위해 해당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들까지 나서는 움직임은 '우리 학교 학생은 우리가 돕는다.'는 분위기를 일깨워 난치병 학생 돕기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능인중 경우 지난해 11월 백혈병에 걸린 2학년 남학생을 돕기 위해 학생, 교사들로부터 십시일반 모금을 하고 인근 사찰에서도 도움을 받아 949만 8천 원이라는 큰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학교 측은 "경기가 나빠 당초 300만 원 정도 기대했는데 정말 많은 정성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우석 대구시교육청 보건담당은 "현재 난치병심사위원회를 통해 대상으로 선정된 난치병 학생에게는 최고 5천만 원의 치료비가 제공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재학생을 돕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들이 나서게 되면 더 많은 난치병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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