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일 생태하천 동화천 꼭 지켜야죠"

입력 2007-10-29 09:02:20

생태트레킹 행사 참가 시민들 보전 한목소리

▲ 동화천 생태트레킹에 참석한 시민들이 수령 100년이 넘은 왕버들 나무 아래에서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사진 왼쪽)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다.
▲ 동화천 생태트레킹에 참석한 시민들이 수령 100년이 넘은 왕버들 나무 아래에서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사진 왼쪽)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다.

28일 오전 10시 '동화천지키기 시민연대'가 주최한 생태트레킹 행사. 모자를 눌러쓴 아이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해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들은 동화천 일대를 돌아보면서 강사로 나선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암벽 등반장 인근의 왕버들 군락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왕버들은 자연적인 범람이 반복되는 생태하천의 증거지요. 앞에 보이는 나무는 100년도 훨씬 넘은 왕버들입니다. 동화천이 얼마나 생태적으로 가치있는 하천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죠." 김교수의 말이 끝나자 참가자 서너 명이 팔을 맞잡고 둘레가 4, 5m쯤 되어 보이는 왕버들 나무를 안아 보고 신기해했다.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차윤지(9·중구 남산동) 양은 "물고기도 보고 갖가지 풀도 봐 너무 재미있다."며 이마의 땀을 훔쳤다.

이번 행사는 지역 유일의 생태하천인 동화천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10년 전 동화천에서 웨딩사진 촬영을 했다는 김윤영(37·여·북구 침산동) 씨는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이곳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매일신문 기사를 보고 동화천을 지키는데 보탬이 되기 위해 참석했다."고 했다. 이충국씨는 "칠십 평생 이곳에 살면서 동화천로를 걸어 일터로 향했는데…동화천을 살려야죠."라고 한숨을 쉬었다.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개발 핑계로 정부가 시민의 유일한 안식처를 빼앗을 어떤 명분도 없다."며 "동화천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워 내심 안심된다."고 했다. 건설교통부와 주택공사는 동화천이 가로지르는 연경지구(북구 서변동, 연경동 및 동구 지묘동) 150만㎡에 국민임대 및 일반주택단지 6천342가구 건설 계획(2009년 착공, 2012년 완공)을 확정해 추진중이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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