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베스트 셀러 한 권은 개인적이고 단편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그러나 200권의 베스트 셀러는 사회적 트렌드를 보여준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베스트 셀러는 시대를 반영하며, 또한 시대가 베스트 셀러를 선택하고 있음을 말한다.
△ 과거의 베스트 셀러
베스트셀러는 시기적으로 변동이 크다. 대체로 시나 수필 또는 인문'사회'자연 과학 분야보다 소설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 5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정비석의 '자유부인' (1954)이나 1970년대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1973)이 주인공이었다. 물론 성서와 초'중'고등학교의 참고서들은 전천후 베스트 셀러들이다.
정비석의 '소설 손자병법'(1983), 김홍신의 '인간시장'(1981∼89),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1983~89) 등이 역사적 베스트 셀러였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삶을 그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비소설로 밀리언셀러라는 당시로는 상상하기 힘든 기록을 세웠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하거나 사회문제를 다룬 소설이 인기를 누렸다. 최인훈의 '광장'(1961),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1979) 등이 좋은 예이다. 1980년대 후반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1986), 서정윤의 '홀로서기'(1987)와 같은 시집이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해 시집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그 후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베스트 셀러로 본 21C 트렌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의 책 '21세기 한국인은 무슨 책을 읽었나'에 따르면 21세기 밀리언셀러는 60여 종으로 '해리포터' 시리즈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가 각각 2천만 부(추정치)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Why'시리즈(850만부),'신기한 스쿨버스'(700만부), '마법 천자문'(600만부) 등 아동서와 학습만화 5편이 뒤를 잇고 있다.
한 소장은 21세기 밀리언셀러의 5가지 유형으로 △'해리포터', '다빈치 코드'(340만부) 등 블록버스터 소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마법천자문'과 같은 스토리 만화 △MBC 프로그램 '느낌표' 선정도서 등 영상과 결합한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310만부), '마시멜로 이야기'(130만부) 등 자기계발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200만부)와 같은 영어교재를 꼽았다.
200선 중 경제경영서의 점유율이 20%(40선)로 가장 높았다. 외국소설과 비소설이 각각 17%로 두 번째로 많았고 한국 소설이 15%로 뒤를 이었다. 한기호 소장은 "90년대부터 실용서가 본격 출간됐고, IMF를 거치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경제'경영서의 약진을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한 소장은 "1980년대는 인문'사회과학서적, 90년대부터 개인주의화, 2003년은 '절박한 개인의 부각', 2004년은 '개인의 상상력 추구', 2006년은 '행복'이 키워드였다."면서 "2007년의 키워드는 일과 생활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현명한 삶'"으로 분석한다.
△21세기 베스트셀러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출간한 '21세기 한국인은 무슨 책을 읽었나'에 따르면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소설은 최인호의 '상도'로 300만 부였다. 조정래의 '한강'이 210만부로 뒤를 이었다. 또 박완서, 황석영, 김훈, 공지영 등이 여러 권의 베스트 셀러를 냈다. 박완서의 '그 많던 상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김훈의 '칼의 노래' 등은 판매 부수도 많았지만 독자에게 미친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가 2000∼2006년 교보문고의 연도별 베스트 셀러 자료와 스테디셀러 판매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이른바 베스트 셀러로 불리는 한국소설은 뚜렷한 공통점이 없다. 그러나 외국 소설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등은 대표적 베스트 셀러로 이들 소설은 예술소설과 통속소설의 경계에 자리하며, 비밀을 몰래 숭매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비의주의를 소재로 하고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