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 대구CC 회원권 제일 먼저 구입"

입력 2007-10-24 10:41:12

당시 전무로 근무 우기정 현 회장 회고…"대구 경제 발달하면 골프 치는

▲ 대구CC 장병국 부회장이 회원 제1호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했던 의자 등 집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목련실에서 당시의 인연을 설명하고 있다.
▲ 대구CC 장병국 부회장이 회원 제1호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했던 의자 등 집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목련실에서 당시의 인연을 설명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49) 씨가 대구CC 회원 제1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본지 22일자 2면) 박 전 대통령과 대구CC의 인연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1972년 10월 문을 연 대구CC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각별한 골프장이다. 대구에서 태어난 고 우제봉(1919∼2004) 대구CC 회장이 1965년 뉴코리아CC를 건설, 초대 이사장을 맡고 있을 때 박 대통령의 권유로 이를 만든 것.

당시 박 대통령이 "대구는 우리나라 3대 도시인데 앞으로 경제가 발달하면 골프를 치는 사람이 많아져 골프장이 번창할 것인 만큼 고향에 내려가 골프장을 만들어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 회장은 골프 인구가 극소수여서 수도권의 골프장도 적자에 허덕였고, 경북도(당시는 대구시도 포함됨)내에 자동차 보유자가 500명이 채 안 되는 시절이었지만 골프장 건설에 나서 1여년 만에 개장했다.

당시 전무로 근무했던 우기정 현 대구CC 회장은 "박 대통령은 골프장 조성 공사가 한창일 때도 들러 공사진척 상황 등을 살피는 등 관심을 표명했고, 어렵게 골프장을 건설하고 나자 박 대통령이 직접 찾아와 50만 원인 회원권을 100만 원을 주고 제일 먼저 샀다."고 말했다. 고관대작 등에게는 명예회원증을 주던 시절이라 박 대통령께도 명예회원증을 주려고 했으나 "무슨 소리야."라고 완강히 거절하면서 미리 준비해 온 돈을 주더라는 것.

이후에도 박 대통령은 진해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등에 참석했다가 상경길에 몇 차례 대구CC에 들렀고, 한번은 골프를 직접 치겠다고 해 식사 준비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나 일정 변경으로 정작 이 골프장에서는 한 차례도 골프를 하지 못했다. 결국 그의 아들 지만 씨가 골프 회원권을 상속받은 후 지난 20일 부인 등과 함께 이곳에서 처음으로 라운딩을 한 것이다.

대구CC 창립 멤버인 장병국 부회장은 "골프장 클럽하우스 2층에는 박 대통령을 위한 귀빈실이 마련돼 있었으며, 이곳에는 박 대통령 체격에 맞게 특수제작된 의자와 흑목단으로 만든 테이블, 무궁화와 용무늬 등으로 장식한 소파 세트 등이 청와대 전용 가구점에서 특별제작돼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서거 후에도 이 귀빈실을 그대로 보존해 오다가 집기 중 소파 세트만 천을 교체했을 뿐 나머지는 예전 모습 그대로 새로 지은 클럽하우스 2층 목련실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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