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감 익는 상주 '겨울 농사' 풍경

입력 2007-10-24 07:38:05

풍년 감 농사 "농심도 주홍빛"

▲ 지난 17일부터 상주의 감공판장에는 곶감용 떫은감 공판이 본격 시작됐다. 곶감업체에서도 감깎기 작업이 한창이다.
▲ 지난 17일부터 상주의 감공판장에는 곶감용 떫은감 공판이 본격 시작됐다. 곶감업체에서도 감깎기 작업이 한창이다.

가을걷이 시작과 겨울농사였던 보리파종 시기를 맞은 요즘 상주는 지역 최대 겨울 농사로 자리잡은 곶감을 만들기 위한 감깎기가 한창이다.

예년에 비해 올해 햇곶감은 10여일 정도 늦은 12월 중순쯤에나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주는 하늘까지 주홍 감빛으로 물들어 있다.

◆전국 최대 곶감 생산지

상주는 전국 곶감 생산량의 65%를 차지한다. 요즘 지역 공판장에는 곶감용 떫은 감을 확보하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감 작황이 좋고 품질도 고르다.

23일 상주원예농협 공판장에는 25㎏들이 1만 3천여 상자가 쏟아져 나왔다. 가격은 상자당 최고 6, 7만 원선, 평균 4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보다 5천~1만 원 정도 떨어졌다.

일주일 전부터 감 수매에 나선 상주원예농협과 상주농협, 남문시장 등 공판장 3곳에는 하루 2만여 상자가 쏟아져 나와 공판장마다 노란색 감들로 장관이다. 감 공판은 다음달 20일쯤까지 계속 이어진다.

감 풍작과 떨어진 가격 등으로 인해 지난해까지 높은 가격을 노리고 타지역에서 유입됐던 감들도 눈에 띄게 줄어 지리적 표시제를 앞둔 상주 둥시(곶감용 떫은감) 품질관리에도 청신호다.

상주원예농협 김운용 조합장은 "생산량은 늘었지만 품질이 골라 전체적인 생산농가 수익은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곶감, 지역 최대 효자작목

곶감은 상주지역에서 쌀과 함께 최대 고소득 작목. 올 해 상주 둥시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1만 6천여t으로 700여억 원의 조수익이 기대된다. 곶감도 5천700여t으로 650억 원의 소득을 올렸던 지난해보다 높은 6천여t이 생산돼 700억 원의 판매수입이 예상된다.

이처럼 감이 소득작목으로 부상하자 재배 지역도 문경과 예천, 의성 등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주시와 감시험장 등 관련기관도 재배기술 개발과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면서 재배면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각각 다른 브랜드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했던 곶감 생산 주요 농협들도 '명실상주' '천년고수' 등 공동브랜드를 이용하고 포장재과 판매가격을 통일시키고 있다.

◆곶감 만들기 본격화

상주의 아낙네들은 앞으로 2, 3개월간 감 깎기와 말리기, 곶감 선별과 선물용 포장작업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게 된다. 업체들마다 20, 30명의 아낙네들이 감 깎기와 말리기에 나서는데 줄잡아 8만여 명이 동원될 전망.

감 깎는 자동화 기계가 생산 보급됐지만 하루 8천여 개 생산에 불과한 반면 숙련된 아낙들의 손놀림으로는 하루 1만여 개 이상의 감을 깎아내고 있다. 반자동기계화로 회전하는 감에다 칼을 대면 한번에 껍질이 벗겨져 신기할 정도다.

껍질이 벗겨진 감들은 샛노란 속살을 드러낸 채 건조장 천장 높이 매달린 감타래에 가지런히 걸려 한 달간 말려진 후 곶감이 된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