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면담 등 세결집…선대위 출범도 앞당겨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는 선거구도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양강 대결로 몰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확실한 지지를 아직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대선행보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정 후보는 22일 정진석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등 종교계 지도자들을 예방하는 한편 전국노인위원회 회의에도 참석, 노심(老心) 잡기에 나섰다.
이에 앞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을 만나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오충일 당 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정 후보를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정 후보는 이 같은 움직임에 고무, 선대위 출범을 당초 예정했던 11월 초에서 이달 말까지로 앞당기고 범여권의 다양한 세력들을 대표하는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을 포진시키기로 했다. 추미애 전 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 당내 중진급 인사들과의 면담도 잇따라 계획하고 있으며 이들에게도 선대위의 고문 등 직책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거명된다. 후보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당 내부의 갈등 봉합 및 지지기반 확대와 함께 당을 조속히 후보중심 체제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인 셈.
또한 21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가치로 승부하자."며 이명박 후보에게 '맞짱토론'을 거듭 제안했다. 그는 ▷행복한 가족 ▷더 많은 기회 ▷차별 없는 성장 ▷약자·소수자를 위한 통합 ▷한반도 평화 등 5대 가치를 제시한 뒤 이 후보의 정책노선을 ▷개발독재 ▷특권과 장벽 ▷대결과 냉전 ▷시장 이기주의 ▷약육강식 경쟁으로 비판했다.
이 같은 가치논쟁을 통해 범여권 지지층의 결속 및 외연 확대를 꾀하는 한편 이 후보와의 맞대결 구도를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독자창당중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과의 범여권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물론, 친노(親盧) 세력들의 지원이 아직 소극적인 게 걸림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소극적 지지 상태이며 정치적 신뢰를 회복해야 적극적 지지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도 최근 정 후보와의 만남에서 지원 문제와 관련, 확실한 언질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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