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임 이 단체] 대구 남구 생활체조 '배수지 클럽'

입력 2007-10-22 07:42:15

대구의 생활체조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배수지 클럽'.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 대구시 남구 대명동 대명배수지. 1994년 이곳에 산책 다니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의기투합, 클럽을 만들었다. "그냥 이곳에서 운동하니 이름을 그렇게 지었죠. 촌스럽다는 이들도 이따금 있지만 실력 하나만큼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습니다." 허리디스크로 몸이 좋지 않았는데 운동을 하고 난 뒤부터는 통증이 사라졌다는 것이 정문자(64) 회장의 말이다.

배수지 클럽은 지난 9월 열린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회에서 35개 팀 가운데 생활체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3일 제9회 문화부장관기 전국생활체조대회에서도 생활체조 부문 우승, 또 종합 평가인 에어로빅 및 건강체조 분야 심사에서 대상을 받았다. 월~토요일 오전 6시부터 40분간 꾸준히 운동해온 결과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평균 연령이 60대 중반인 회원 60여 명 가운데 빠지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다들 열성이다.

이명자(65) 씨는 "한겨울에도 고구마 장수처럼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목도리를 둥둥 감고서 운동하러 나올 정도로 다들 열심입니다. 총무인 천옥란(65) 씨는 다리를 삐었는데도 대회까지 출전했어요."라고 말했다. 대명배수지에서 요가, 단전호흡, 배드민턴을 즐기는 이들도 있지만 대명동과 봉덕동 아주머니들로 구성된 배수지 클럽이 이곳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경자(65) 씨와 이환옥(57) 씨는 "살다 보면 머리 아플 일이 많지만 새벽부터 한바탕 땀을 흘리면 스트레스를 다 털어버릴 수 있고 몸도 가벼워져요."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심승조(60) 씨가 "음악도 방방 뛸 수 있는 곡으로 골라요. 다른 팀보다 템포가 훨씬 빠르고 실력도 좋죠. 대회에 나가 보니 외모도 우리가 제일 예뻐요."라며 거든다.

결혼을 하고 자녀들을 키우면서 우리네 어머니들은 자신의 이름을 잃어 버린다. 무슨 여사, 누구 엄마라고 불리다 이곳에서는 "문자야", "명자야", "경자야" 등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들으니 너무 좋다는 이들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설명2=배수지 클럽 회원들은 매일 새벽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고 나이를 잊는다. 10년 이상을 함께한 회원들이 많아 서로를 잘 아는 덕분에 동작을 맞추는 일도 어렵지 않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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