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소방의 상징 폐쇄 결사 반대"

입력 2007-10-18 10:08:43

도 평해소방대기소 신축이전 추진하다 돌연 후포 119 안전센터로 통폐합

조그만 소방대기소 존폐 문제가 울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경상북도가 울진 평해소방대기소 신축 이전을 위해 거액을 들여 땅까지 사놓고 사업을 추진하다 1년도 안 돼 폐쇄키로 하자 평해읍 주민들이 경북도의 무원칙한 사업 추진을 규탄하는 대규모 궐기대회와 의용소방대 탈퇴, 이장·새마을지도자들의 집단 사퇴를 결의하며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경북도는 지난해 11월 울진 평해소방대기소 시설이 노후했다며 사업비 1억 원을 들여 평해초등학교 인근 부지 930여㎡를 매입, 1층은 차고지로, 2층은 사무실과 의용소방대 휴식소로 활용키로 했다.

울진소방서는 그러나 17일 오후 평해읍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도의 계획 변경에 따라 조만간 평해대기소를 폐지하고 후포 119 안전센터로 통폐합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평해 주민들은 제대로 된 의견 수렴 한 번 없이, 그것도 불과 10개월 전까지만 해도 신축 이전하겠다며 부지까지 사 놓고 이제 와서 폐쇄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행정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의용소방대장과 이장협의회장, 번영회장 등 지역 사회단체장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통해 오는 22일 '평해소방대기소 폐지 반대 궐기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하는 한편 20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 탈퇴 및 16개 지역 이장·새마을지도자 집단 사퇴도 결의했다.

정기화 의용소방대장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용소방대를 구성했고, 60, 70년대엔 평해 출신 재일교포들이 모금을 해 펌프식 소방차를 기증하는 등 평해는 울진 소방의 상징인 만큼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세진 번영회장도 "평해는 1914년 울진군과 합쳐지기 전까지 군(郡)이었고 현재도 군내 10개 읍면 중 울진과 함께 읍(邑) 행정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으로 울진남부 지역사회의 중심 지역이다. 신축이전하겠다며 땅까지 사 놓고 이제 와서 뒤집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19 지역대 소방력의 효율적 운용 및 재배치를 위한 통·폐합 운영 방안을 강구 중인데 지역적 특성 및 여건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평해소방대기소는 소방 공무원 2명과 소방차 1대, 구급차 1대로 운영되고 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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