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따라와봐" vs 모닝 "게섰거라"

입력 2007-10-17 07:58:39

모닝 내년 경차 편입…고연비 일본산과 국내 3파전 치열할 듯

현재 양산 중인 경차라면 GM대우의 '마티즈'뿐이다. 하지만 내년부턴 상황이 달라진다. 경차 기준이 상향 조정되면서 국내 유일 경차인 마티즈에 기아자동차의 '모닝'이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경차를 선택할 때 전에 없던 고민을 해야 한다. 마티즈 vs 모닝의 진검 승부에서 과연 누가 웃을 것인가.

◆마티즈 독주에 브레이크 걸리나

내년부터 경차의 배기량 기준이 800cc 미만에서 1천cc 미만으로 높아진다. 차체 길이와 폭도 3.5m와 1.5m 이하에서 3.6m와 1.6m 이하로 각각 10㎝ 늘어난다. 이에 따라 배기량이 999cc로 경차에 포함되지 못했던 모닝이 내년부터 경차의 혜택을 받게 된 것. 경차는 자동차 등록세와 취득세 등이 면제되고 고속국도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이용료가 50% 할인되는 등 여러 가지 혜택으로 실속파 운전자들에겐 쏠쏠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전국적으로 마티즈는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고유가 시대를 맞아 마티즈 판매는 증가하는 추세다. GM대우 대구본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마티즈 판매량은 1천68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261대를 훌쩍 넘겼다. 같은 기간 기아의 모닝도 판매 증가를 보였다. 올해 1~9월 모닝 판매량은 7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9대보다 약 21%의 판매 신장을 기록했다.

윤병일 기아자동차 대구본부 부장은 "내년부터 경차에 편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모닝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앞으로 판매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티즈 vs 모닝

마티즈는 모닝보다 55만∼63만 원 저렴하다는 것이 최대 강점. 경차 소비자들은 특히 가격에 예민하기 때문에 50만 원 이상 싼 마티즈가 경차대전에서 유리하다고 GM대우 측은 주장했다. 반면 크기에서는 모닝이 우세하다. 모닝은 마티즈보다 차체 폭이 10㎝, 실내 폭이 5㎝ 더 넓다. 또 기아차는 내년 1월에 내놓을 모닝 부분변경 모델은 차체 길이도 4㎝ 정도 더 늘여 마티즈를 크기 면에서 확실하게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윤병일 기아자동차 대구본부 부장은 "같은 경차라면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큰 차를 선호하게 된다."며 "향후 모닝이 마티즈의 점유율을 상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력 면에선 마티즈가 불리하다. 배기량이 적은 만큼 출력도 15% 정도 낮은 것. 하지만 모닝에 비해 모델에 따라 65∼70㎏ 가볍기 때문에 가속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배기량과 출력이 높은 모닝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여유가 있다.

연료소비효율 면에선 무게가 가볍고 배기량이 적은 마티즈가 앞선다.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모닝보다 ℓ당 2.6㎞ 효율이 높다.

하지만 자동변속기 모델의 효율은 모닝보다 ℓ당 1.1㎞밖에 높지 않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경제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마티즈 수동변속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경차의 혜택을 누리면서 좀 더 편의성을 원한다면 모닝 자동변속기가 어울릴 것 같다.

◆수입차도 가세하나

대우자동차판매는 내년부터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차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검토대상은 미쓰비시차 경차 가운데 'i'와 'eK', '파제로미니', '미니카' 등 4개 모델. 이들 모델은 일본 현지 판매 가격이 1천만 원 안팎으로 국내에 수입될 경우 국내 판매가격대는 1천200만∼1천500만 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대우자판은 예상하고 있다.

유가가 가파르게 올라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료소비효율이 높고 독특한 디자인이 장점인 일본산 경차가 수입되면 국내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일본 경차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깜찍한 디자인의 모델이 많은데다 1천만 원대의 부담없는 가격으로 20, 30대 초반 연령층의 '첫 차'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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