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단 업체 상대 고철 등 10억대 훔쳐

입력 2007-10-15 10:30:56

철강유통업체공장장 등 31명 구속 33명 입건

포항공단 내 4개의 대기업을 상대로 시가 10억 원대의 철강제품과 고철 등을 훔친 혐의로 전문 절도범 64명이 15일 경찰에 적발, 이중 31명이 구속되고 33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포항남부경찰서는 2004년 말부터 최근까지 포항공단 내 철강업체들이 철강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야적장에 보관해둔 고철과 건설현장의 동케이블, 제조현장의 조선용 후판 등 모두 1천100여t(시가 10억 원 상당)을 훔친 혐의로 포항공단 내 한 철강유통업체 공장장 C씨(59·포항 흥해읍)와 고철 수거업자 L씨(32·포항 오천읍), 트럭운전 기사 P씨(35·포항 동해면), 굴삭기 기사 L씨(33·포항 오천읍) 등 31명을 이날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철강유통업체 공장장 C씨는 퇴임시기가 임박하자 노후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평소 친분이 있는 고물상 업주들과 짜고 자신의 회사 야적장에 보관 중이던 후판 420t(시가 2억 5천만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트럭기사 P씨와 굴삭기 기사 L씨는 지난해 4월 중순쯤 포항 신항 부두 내 H사 수입고철 야적장에 쌓아둔 고철 13t(시가 320만 원)를 훔쳐 차량 운전석 시트 아랫부분이나 공구함 등에 무단으로 싣고 나가 처분한 혐의이다.

고철 수거업자 L씨는 포항제철소를 출입하던 과정에서 스크랩 박스에 보관 중이던 구리 40kg을 승합차 공구박스에 싣고 나가 처분하는 등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99차례에 걸쳐 고철과 비철 1t(시가 4천만 원) 가량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구리 등 각종 비철류는 2004년 당시 세계적인 원자재 파동 과정에서 t당 가격이 300만∼400만 원대로 폭등하면서 조금만 훔쳐도 많은 돈이 되기 때문에 전문절도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적발된 고물상들의 거래장부 등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고물상들이 훔쳐온 장물만으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대기업을 상대로 한 고철절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3년 동안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고철 전문절도범이 활개를 쳤는데도 철강업체들이 몰랐다고 하는 점을 중시하고 화주인 대형 철강업체 직원과 전문운송사 내부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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