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재미있는 축구'로 절반의 성공

입력 2007-10-15 09:01:12

프로축구 대구FC가 7개월여의 고단한 여정을 마쳤다. 3월3일 시작된 2007삼성하우젠K리그에서 대구는 때로는 비틀거리며, 때로는 질주하며 비상을 꿈꿨으나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뒤 14일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대구는 프로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변병주 감독과 함께 올 시즌을 맞았다. 변 감독은 프로 다운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추구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대구의 공격 전술은 좀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해 흥미를 자아냈다. 시즌 초에는 팀 조직력이 완비되지 않아 삐걱거렸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근호, 루이지뉴, 에닝요 등 작으면서도 빠른 공격수들이 돋보이는 공격을 펼쳤다. 4월에는 승승장구하면서 수준높은 경기력을 선보여 홈 팬들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의 경기력에는 기복이 있었다. 약한 수비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다른 팀들에 비해 선수층이 얇다 보니 대구의 베스트 11은 큰 틀에서 변화를 주기 힘들었고 체력적 부담도 뒤따랐다. 상대 팀들은 이같은 대구의 전력을 분석, 앞길을 가로막았다. 팀 득점력은 비교적 괜찮았으나 더 많은 실점이 점차 대구의 발목을 잡으면서 후반기 들어 6강 플레이오프의 희망이 사라지고 말았다. 변 감독은 수비력을 보강하기를 원했지만 넉넉치 않은 구단의 재정 형편은 감독의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었다.

대구의 전력은 12위의 순위가 말해주듯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았다. 팬들은 전력의 한계를 딛고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했지만 변 감독은 그같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못한 대신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근호는 국내 선수 중 최고인 득점 공동7위에 오르며 스타로 발돋움했고 브라질 선수 루이지뉴와 에닝요도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파괴력이 부족한 아쉬움을 보였다.

재정이 넉넉치 않은 대구는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하기는 힘들어 올 시즌의 이근호 처럼 '숨은 보석'을 발굴해 전력을 다져나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변 감독은 "수비력 중심으로 전력을 보강하고 지난해보다 일찍 준비에 들어가 내년에는 더 짜임새있는 축구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올 시즌 전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 전력에 차질이 예상됐으나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리그를 항해해오다 최종전에서 6강 행을 결정짓는 성과를 거뒀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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