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권두현 사무국장

입력 2007-10-15 07:32:23

"축제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탈을 쓰고 탈춤을 추는 꿈을 꿉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억압되고, 눌린 생명 본연의 힘을 얼굴을 가려주는 탈을 통해 있는 그대로 분출시킬 수 있는 장을 연출한다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삶이 꿈틀거리고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걸판진' 판이 될 것입니다."

올해로 11년째, 1997년부터 지금까지 70여 개국 100여 탈춤팀을 초청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연출하고 있는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권두현(42) 사무국장. 그는 앞으로 안동탈춤축제의 미래는 탈춤꾼은 물론이고 탈춤을 보는 이들도 인간 본성을 꾸밈없이 터뜨리는 축제로 이끌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탈춤페스티벌이 처음 열렸을 때 그저 바라만 보던 주민들이 이제는 스스로 축제를 기다리고 준비하고 만드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축제를 통해 지역 공동체 의식이 한층 더 강화된 것이 바탕이 돼 축제가 도약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2001년부터 6년 연속 문화관광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것은 하회탈이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였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분명 탈춤축제로서 정체성을 확보한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지만 안동지역 문화단체를 비롯해 130여 개의 기관 및 시민사회단체의 높은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축제를 보다 역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축제의 생명인 '집단 신명'이 아직도 태부족입니다. 그냥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저절로 흥이 나야 하지요. 100명 중 1명이 탈을 쓰면 쑥스럽지만 30명이 쓰면 문화적 행위로 봅니다. 스스로 쓰기 시작합니다. 90명이 넘게 되면 안 쓴 이가 되레 부끄럽게 되지요."

바로 탈 문화 임계점인 30%, 내년 축제엔 최소한 축제 참가자 30% 정도가 탈을 쓰도록 하기 위해 권 국장은 고심 중이다. 브라질 리우 카니발처럼, 멕시코·스페인의 축제처럼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탈을 쓰고 푸짐한 대동 춤판과 '걸판진' 탈 퍼레이드 등에 참가해 모두가 흥겨움에 넘치는 진정한 축제판, 생각만 해도 벅찬 감동이 오는 축제판을 꼭 연출해 보이겠다는 것이다.

"탈춤이 다소 선정적이거나 퇴폐적이라도 괜찮지요. 전 세계 다양한 탈춤이 신명나게 벌어지는 축제일 때 비로소 세계인들이 흥분된 감정으로 안동을 찾을 겁니다. 퇴폐도 열린 장소로 나오면 걸쭉한 익살이 됩니다."

삶의 활력을 위해 오늘을 파괴하는 축제라야 진정한 축제라는 그는 탈을 통해 '오늘의 나'가 '내일의 나'로 쉽게 '탈바꿈'할 수 있는 안동탈춤페스티벌이야말로 국제적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내재돼 있는 우리 전통 축제라고 자랑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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