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더불어 '여성'이 우리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우리나라 대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59.1%에 달한 가운데 위킹맘·싱글족·딩크족 등 다양한 생활패턴이 등장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는 추세.
이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물론 판매를 담당하는 유통업체들도 여성고객을 여왕처럼 떠받들고 있다. 백화점이 파악하고 있는 여성고객의 소비특징은 어떠하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판촉전략은 어떤 게 있을까.
◇여성은 관계(?)를 중시한다.
여성들은 무엇을 기쁘게 생각하고, 어디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을 잘하는가. 여성들의 소비형태를 재빨리 파악하는 것은 마케팅전략의 키다. 결론은 여성은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 고착화한 서비스보다는 개인 차원의 배려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성은 모임을 좋아하고, 담소를 즐기며, 마음에 들면 금방 단골이 되는 친화성을 가진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 매우 효과적이다.
백화점의 브랜드에서는 고정 또는 VIP 고객들에게 매장 관리자가 직접 쓴 편지를 보낸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정성을 담아 자필로 쓴 편지를 통해 친밀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백화점을 방문, 상품을 구매하면서 고객카드를 작성하면 구매실적에 따라 포인트 적립을 받고, 브랜드별 우수고객이 되면 길흉사까지 챙겨주는 등의 고품격 관리 대상이 되는 것.
대구백화점은 대다수 브랜드에서 고객카드를 작성케 해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각종 기념일을 파악, 꽃바구니와 축하카드를 보내고 친필 엽서와 함께 행사 정보 등을 담은 DM을 발송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아울러 고정고객을 정기적으로 초청, 식사 또는 다과를 제공하면서 신상품을 선보이는 '뷰티클래스', '매장 내 미니패션쇼'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백프라자는 오는 17일 '미키모토 코스메틱 뷰티클래스', 18일 '에스티로더 뷰티클래스'를 마련할 예정이고 24일에는 여성정장 고객을 초청, 식사와 함께 올 가을·겨울에 유행할 의류를 선보이는 '2007 F/W 디자이너 패션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성은 체험을 중요시하는 경험적 소비자이다.
여성은 제품에 대해 감성적으로 느끼며, 몸소 체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광고가 여성고객의 마음을 더 쉽게 사로잡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체험 마케팅, 여성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 재미를 선사해 주는 펀 마케팅 등이 판을 치고 있는 것.
동아쇼핑은 최근 매장개편을 통해 국내 최초로 스파 전문 코스메틱과 스파 테라피를 제공해주는 '엘레미스'를 오픈해 여성고객들이 스킨케어는 물론 바디케어, 스파테라피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상인점의 경우는 종종 일반 고객들을 모델로 신상품 패션쇼를 연다. 또 '쎄시네일' 매장의 스킨케어룸에서는 일정 금액 구매객이나 고정고객들을 대상으로 얼굴 마사지나 경락 마사지 등을 무료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성은 모방형 소비성향이 짙다.
여성들이 유행을 좋아하는 점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 그러면 유행을 일으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구전(口傳)이다. 주부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한 후 그 평가를 내놓으면서 좋고 나쁨이 구전되면 특정 제품의 성공 여부가 결정나게 된다. 따라서 주부 고객들을 이용한 구전마케팅 전략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 토종 가전제품으로 엄청난 보급 속도를 보이고 있는 김치냉장고는 구전 효과를 톡톡히 누린 대표적인 경우다.
◇여성들은 세일·사은품·경품 등에 약하다.
백화점 고객 중 남녀비율이 평소엔 25대 75이지만, 바겐 세일 때는 20대 80가량 된다. 단순히 가격을 낮춘 바겐 세일뿐만 아니라 사은품, 1+1 덤 행사, 포인트, 쿠폰 등을 주는 전략은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최근 롯데카드의 포인트 소진율(당월 적립 대비 당월 소진율)은 통합포인트 마케팅 영향으로 올 초 70% 수준에서 지난 8월 말에는 90%로 상승했다. 이는 70% 전후에 머물고 있는 타 카드업체들의 포인트 소진율에 비해 무려 20% 포인트나 높은 수준. 동아백화점은 제휴를 통해 NEW동아카드로 엘르리미용실·가야미용실 등에서 파마·염색시 20%, C&B뷰티아카데미 등록시 10%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또 월드컵컨벤션웨딩홀 이용시 부대사용료 50% 할인, 3단케이크 증정 등의 특전도 주고, 아덴힐즈·씨하우스·보덴제 등 패밀리레스토랑에서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성의 소비문화는 날로 세련, 고급화한다.
여성의 고급화, 세련화하는 '감성코드'를 잘 파악하는 것도 관련 마케팅의 기본이다. 여성은 이성보다는 감성적으로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 따라서 디자인·컬러·음악·향·촉감 등의 '감성코드'를 활용, '이미지 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여성 공략을 위한 새로운 트렌드로 '아트 마케팅(ART MARKETING)'이 부각되고 있다. 예술 인프라를 이용해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여 나가는 고도의 감성 마케팅 전략으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적용, 실천할 움직임이다.
◇여성 편의시설을 확충하라.
대구백화점은 여성전용 주차장을 별도 운영하는 것은 물론 각 층별로 쇼핑 도중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패션잡지 등을 비치하고 전망 엘리베이터 앞에도 고객용 휴게공간을 만들었다. 본점 및 프라자 화장실에 여성을 위한 파우더룸과 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도 설치한 상태. 아울러 대백프라자 7층 및 11층에는 상주하는 전문 베이비시터가 아이들을 돌봐주며, 7층과 본점 신관 8층 아동매장에는 생후 1년 미만의 유아를 동반한 고객을 위한 수유 및 유아 기저귀갈이를 위한 시설도 운영하고, 안내데스크에서는 유모차를 무료로 빌려주기도 한다.
동아백화점 수성점은 5층매장에 키즈카페를, 강북점은 7층매장에 키즈플레이를 입점시켜 전문놀이시설에서 자녀를 돌보는 동안 주부들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3층 주차장 일부를 여성고객 전용 주차장으로 내놓고, 일부 층의 여성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하는가 하면 위생변기 시트 및 티슈를 비치, 여성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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